스페인-포르투갈-프랑스 모두 식민지배국가
15일 오전 4시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모로코전
역사적 복수극 이어갈까
[더팩트ㅣ선은양 인턴기자] 모로코의 승리는 유혈사태 없는 식민지배국을 향한 복수극이었다.
아프리카 대표팀으로는 사상 처음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모로코는 오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로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되는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킨 팀으로 꼽혀 프랑스전 또한 이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모로코는 당초 조별리그 통과도 힘들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6강 진출은 물론 이베리아반도의 강호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차례로 침몰시키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모로코는 이번 대회 이변의 제물로 삼은 상대 팀들이 모두 제국주의 시절 모로코를 식민 지배했던 국가들인 데다 4강전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할 프랑스도 마찬가지여서 눈길을 끈다. 모로코의 승리가 식민 지배국에 대한 복수극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8강전에서 모로코에 1-0으로 패한 포르투갈은 1415년부터 1769년까지 대략 3세기 동안 모로코 해안의 도시들을 점령한 바 있다. 16강에서 모로코에 승부차기로 패한 스페인은 1912년부터 1956년까지 모로코를 분할 통치하며 북부를 지배했다. 그리고 그 나머지를 점령한 국가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모로코를 식민 지배 했지만 모로코에 끼친 영향력은 상당하다. 당시 많은 모로코인들이 20세기 서유럽 건설을 위해 프랑스 등 유럽 곳곳으로 이주해야했다. 그 결과 2019년 통계로 프랑스 거주 모로코인은 75만 명으로, 전체 프랑스 이민자의 20%를 점하는 수준이다. 모로코는 왈리드 라크라키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모로코와 프랑스 이중국적자이다.
해외 이주민이 많은 모로코는 이중국적을 가진 국민이 많다. 모로코는 이러한 역사적 지형을 활용해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중국적 선수들을 이번 월드컵에 적극 기용했고, 이것이 이례적인 승리를 견인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모로코는 이번 카타르월드컵 출전국 중 이중국적 선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스페인전 승부차기 선방쇼로 화제가 된 골키퍼 야신 부누(31·세비야)를 비롯한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 최종 엔트리 26명 중 14명이 이민가정 출신이다.
식민 지배의 아픔을 겪은 모로코가 준결승전 상대이자 식민지배국이었던 프랑스를 상대로 복수극에 또 한번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 알제리, 튀니지 등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도 모로코를 응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트위터에 "아프리카 대륙의 역사"라는 글을 남겼고, 아프리카연합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역사적이고 환상적"이라며 모로코의 성공을 기원했다.
모로코는 15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에 위치한 알 베이트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맞붙는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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