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H조 최종전 한국 비기면 조별리그 탈락, 반드시 이겨야
2002년 "비기자"던 포르투갈, 비겨도 조 1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포르투갈의 축구 전설 루이스 피구(50)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하프타임에 한국의 이영표(45)를 불러 세웠다. 그는 "힘 뺄 이유 없으니 비겨서 나란히 16강에 올라가자"고 제안했고, 이영표는 이를 거절했다.
후반전에 돌입한 한국은 박지성(41)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전국민이 기억하는 1-0 결승골을 터뜨려 궁지에 몰린 포르투갈을 침몰시켰다. 한국은 조별리그 2승1무로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포르투갈은 1승 2패로 탈락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포르투갈이 다시 한 번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이번에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우루과이와 가나를 꺾고 승점 6점을 따낸 포르투갈은 H조에서 유일하게 16강 진출을 확정한 반면, 한국은 승점 1점에 그쳐 무조건 포르투갈을 이겨야만 16강 불씨를 살릴 수 있게 됐다.
급한 쪽은 역시 한국이다. 한국은 1차전 우루과이에 0-0 무승부, 2차전 가나에 2-3 분패하면서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월드컵에서 이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상대 점유율을 가져오는 수준급 경기력을 두 경기 내내 선보였으나 결과를 얻지 못해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20년 전 "비기자"던 '피구의 제안'을 생각하면 '웃픈' 현실이다. 한국은 포르투갈과 비기거나 지면 16강행 티켓 획득에 실패한다. 또 한국이 20년 전처럼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가나-우루과이의 경기 결과와 골득실, 다득점 여부를 따져봐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다. 자력 진출은 사라진 상태다. 여러모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포르투갈은 20년 전과 달리 편한 마음으로 한국을 상대한다. 한국전에서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우루과이전 멀티골을 기록한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월드 베스트 센터백'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등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여유도 생겼다. 하지만 조 1위 유지를 위해 대대적 선수 교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년 전 '피구의 제안' 같은 것은 있지도 않겠지만 있어도 한국에는 소용이 없다. 포르투갈은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를 확정 짓지만 한국은 무조건 다득점으로 이겨야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이 한국에 지고, 가나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이긴다면 H조 2위로 내려 앉아 16강전에서 G조 1위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느슨한 플레이도 기대할 수 없다. G조 1위가 유력한 팀은 유럽 팀 세르비아와 스위스를 연파하고 카메룬전을 앞둔 '삼바 군단' 브라질이기 때문이다. '우승후보' 간 이른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포르투갈 역시 조 1위가 요구된다.
기구한 처지의 한국은 오는 12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른다. 같은 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는 H조 3차전 가나-우루과이 경기가 열린다. 포르투갈과 함께 16강에 오를 팀은 어느 곳일지, 20년 전처럼 한국의 승전보가 기적처럼 울려 퍼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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