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10시 튀니지와 격돌
토트넘 시절 손흥민 '절친', 세 번째 월드컵 출전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기적의 사나이' 크리스티안 에릭센(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2일 오후(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D조 1차전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덴마크 국가대표로 뛴다. 지난해 경기 도중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사망 판정을 받았던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손흥민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에릭센은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 알 사일리야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타르 월드컵은 내게 무척 특별한 무대"라며 "다시 뛰기 시작한 첫날,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에릭센은 "(월드컵 출전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센의 이번 월드컵 출전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에릭센은 지난해 심정지 사건을 회고하며 "내 삶의 우선순위를 바꿔놨다"며 "그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을 옆에 치워 두고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을 다시 찾게 됐다. 좋은 남자친구,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내 인생에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핀란드와의 2020 유럽축구 선수권 대회(유로2020) 전반전 42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에릭센은 그라운드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덴마크 대표팀 의료진은 에릭센을 병원으로 이송시킨 뒤 인터뷰에서 "에릭센은 사망 상태였다. 하마터면 에릭센을 잃을 뻔했다"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에릭센은 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에릭센은 보란 듯 재활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소속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인터 밀란)로 복귀하고자 했지만,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한 채 경기를 뛸 수 없다는 리그 규정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에릭센은 관련 규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로 눈을 돌려 올해 초 브렌트포드 FC에 영입됐다.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시작하던 에릭센은 지난해 4월 브렌트포드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어 같은 EPL 소속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로 이적해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화려하게 부활, 덴마크 국가대표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에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뛰며 전성기를 달린 에릭센은 2015~16시즌부터 2019-20시즌 전반기까지 3년 넘게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델레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축하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합작했던 손흥민은 에릭센이 쓰러지던 날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린 뒤,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손가락 두 개와 세 개를 펴고 중계 카메라를 향해 영어로 "크리스티안, 건강해(Stay strong). 사랑해(I love you)"라고 외쳤다. 23은 에릭센이 토트넘 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영국 매체 '미러'는 20일 에릭센의 월드컵 출전에 대해 "축구 사상 최고의 동화 같은 복귀 중 하나"라고 평했다. 에릭센은 튀니지와의 경기 하루를 앞두고 자신의 SNS에 대표팀 전체 사진을 올리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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