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카라바오컵 토트넘-브랜트포드전 후반 추가골, 토트넘 2-0승 결승 진출 견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왜 토트넘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슈퍼 소니' 손흥민(29)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가. 왜 토트넘 팬들은 '쏘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가. 그 해답을 손흥민은 카라바오컵 준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보여줬다. 공격수로 필요한 순간에 골을 넣으면서도 위기 시에는 몸을 던져 슛을 막는 '헌신'을 실천했다. 헌신은 바로 무리뉴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다.
토트넘 손흥민은 6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 2020~2021시즌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전에서 스타팅 멤버로 나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추가골을 넣으며 지난 2010년 유럽무대에 데뷔한 이후 통산 150호골을 완성했다.
지난 2일 리즈 유나이티드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에서 토트넘 통산 100호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며 독일 분데스리가와 EPL 무대에서 150호골을 완성, 아시아의 스타를 넘어 월드클래스 골잡이로 올라섰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20골)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손흥민은 레버쿠젠(29골·독일)에 이어 2015년 이적한 토트넘(101골)까지 419경기 만에 유럽 빅리그 150호 골을 기록했다.
이날 손흥민은 공수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며 무리뉴 감독을 기쁘게 했다. 공격에서는 후반 추가골을 넣으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무리뉴 감독은 리그와 카라바오컵, FA컵 경기가 계속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주전 선수들을 모두 투입하며 카라바오컵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환상 듀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비롯한 탕귀 은돔벨레, 에밀-피에르 호이비에르, 세르히오 레길론, 골키퍼 위고 요리스 등 베스트 멤버를 선발로 기용하며 결승 진출 의지를 다졌다. 주전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만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무리뉴 감독의 우승컵 수집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발 명단이었다.
토트넘은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세르히오 레길론이 올린 왼발 크로스를 문전의 무사 시소코가 정확히 머리에 맞춰 골문을 갈라 선제골을 낚았다. 레길론의 크로스와 시소코의 마무리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컵 대회 4강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브렌트포드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내줬지만 VAR 판독 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이 취소되며 한숨을 돌렸다. 위기의 순간에 손흥민의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후반 25분 은돔벨레가 브렌트포드 진영 중앙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패스를 하자 손흥민이 놓치지 않고 골문을 갈랐다. '원샷원킬'의 순도 높은 득점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공격에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한 손흥민은 전반 37분 페널티지역에서 브렌트포드 미드필더 조슈아 다 실바의 슈팅을 '육탄방어'로 막아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선제 득점 후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승점을 많이 헌납한 모습을 자주 봐온 토트넘 팬들로선 한 골을 막아낸 것이나 다름 없는 손흥민의 플레이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와 교체됐다. 영국 통계 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평점 7.9를 줬다. 손흥민의 쐐기골에 도움을 기록한 것은 물론, 경기 내내 환상적인 조율 능력을 발휘했던 공격형 미드필더 탕귀 은돔벨레(평점 8.0)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다.
이날 득점을 추가한 손흥민은 시즌 공격포인트를 16골 8도움(EPL 12골 5도움, 유로파리그 3골 3도움, 리그컵 1골)으로 늘렸다. 손흥민의 쐐기골에 힘입은 토트넘은 브렌트포드를 2-0으로 누르고 카라바오컵 결승에 올라 2007~2008시즌 이후 다시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토트넘은 7일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 맨체스터 시티의 준결승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겨룬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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