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EPL 4R 토트넘-맨유전 6-1 대역전승 견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8)이 맨유전 필승카드였다. 손흥민은 기대에 보답하듯 리그 5·6호 골과 1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빅리그 통산 100골도 달성했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교란전술을 편 끝에 손흥민을 '깜짝 선발'로 기용하며 대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토트넘 원톱 해리 케인은 다시 한번 손흥민과 환상의 케미를 보이며 '명문' 맨유에 전반 4실점이란 '악몽'을 선물했다.
'슈퍼 소니' 손흥민은 5일 오전 0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뒤 전반 7분 1-1의 균형을 깨는 역전 결승골을 작렬한 것을 포함해 2골 1도움을 기록, 6-1 대승의 결정적 활약을 했다. 리그 6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득점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으며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7골-3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또 한국인 사상 첫 빅리그 통산 100골 고지를 밟았다. 303경기 98골을 기록하던 손흥민은 이날 2골을 추가하며 종전 최고기록인 차범근의 빅리그 98골을 넘어 빅리그 100골 기록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맨유와 4라운드를 앞두고 손흥민을 부상이라며 철저히 뒤로 감춘 무리뉴의 교란전술과 보지 않고도 패스를 주고받는 해리 케인과의 '절정 케미'로 완성됐다.
경기를 앞두고 맨유팬들은 토트넘 이동버스에서 내리는 손흥민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매스컴을 통해 보도된 손흥민의 하차 사진을 보며 '니가 거기서 왜 나와?'란 식의 코멘트를 팬사이트에 올리며 손흥민 출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동안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0월 A매치 뒤에나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은 철저하게 연막 전술을 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7일 뉴캐슬과 EPL 3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을 마친 뒤 손흥민을 교체아웃시킨 뒤 무뚝뚝한 표정으로 햄스트링을 다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전반 45분을 소화한 뒤 교체아웃된 것은 이번 시즌 처음이었다.
이후 무리뉴 감독은 29일 첼시와 카라바오컵에서 승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10월 A매치 이후 복귀한다"고 밝히며 복귀 시점이 늦어지는 것을 예고했다. 30일 마카비 하이파와의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두고는 "일요일 맨유전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1일 마카비 하이파전에서 승리한 후에는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 일단 지켜봐야 한다. 나도 모르겠다"고 밝히며 상대를 교란시켰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기 직전인 2016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맨유 사령탑을 맡았었다. 누구보다 맨유 스타일을 잘 알고 철저하게 심리전으로 대비를 한 것이다. 올시즌 맨유는 수비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솔샤르 맨유 감독 또한 경기 전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경계하며 "그는 톱 플레이어이고 매우매우 좋은 선수다"며 주목했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원정 명단에 넣고 선발로 기용하며 맨유팬들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해 케인, 라멜라, 은돔벨레, 시소코, 호이비에르, 레길론, 산체스, 다이어, 오리에, 요리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맨유는 마르시알, 그린두으, 페르난데스, 래시포드, 포그바, 마티치, 쇼, 매과이어, 바이, 완-비사카, 데 헤아를 선발로 출전시켰다.
첫 골은 맨유가 먼저 넣었지만 토트넘 대역전승의 에피타이저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1-1로 팽팽하던 전반 7분 해리 케인이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일어나자마자 맨유 진영으로 스루패스를 내주자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며 2-1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해리케인과 손흥민의 절묘한 '영혼의 조합'이 빚어낸 아름다운 골이었다. 손흥민의 올 시즌 6호골.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지난달 사우샘프턴전에서 4골을 넣고 도우는 '포트트릭'으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전반 30분에는 자신의 첫 골을 도왔던 케인의 골에 도움을 주며 절정의 케미를 자랑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바이의 패스가 케인의 태클에 끊기자 손흥민이 골에어리어 오른쪽의 케인에게 밀어줘 케인의 추가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전반 37분 오른쪽 측면에서 오리에가 낮게 올린 크로스를 사각에서 오른발로 살짝 방향만 바꾸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7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은 유럽 4대 빅리그 통산 100호골로 기록됐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20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에서 2시즌 동안 21골을 추가해 분데스리가에서만 모두 41골을 기록하고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59골을 추가했다.
전반을 4-1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2골을 추가하며 6-1 대승을 거둬 2승1무1패 승점7로 EPL 순위 6위에 랭크됐다.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사상 처음 전반 4실점의 치욕을 경험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28분 손흥민을 빼고 데이비스를 넣으며 손흥민을 보호했다. 유럽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팀 최고인 평점 9.7을 부여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손흥민과 같은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해리 케인은 두 번째로 높은 평점 9.5를 받았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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