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스톤빌라와 2019~2020 EPL 26라운드 시즌 15,16호골...3-2 승리 견인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넣은 골? 놓친 골?
토트넘 손흥민(28)이 17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아스톤빌라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뒤 팀 최우수선수로 가진 구단 공식 인터뷰에 주제 무리뉴 감독이 갑자기 끼어들어 농담을 건네고 사라졌다. 강등권 상대와 대결에서 손흥민의 두 차례 '극장골'로 3-2 역전승을 거두자 기쁨을 감추지 못 한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의 인터뷰 현장을 찾아 '양념'을 더하며 축하한 것이다.
'슈퍼 소닉' 손흥민과 '스페셜원' 무리뉴의 신뢰가 갈수록 시너지를 낳고 있다. 손흥민이 한 달 넘게 골침묵을 지킬 때도 무리뉴 감독은 변함없는 선발 출장 오더로 믿음을 보이자, 손흥민은 토트넘의 위기에서 5경기 연속골로 화답에 나섰다. 무리뉴가 벤치에서 북을 치면 손흥민이 필드에서 골로 화답하는 '부창부수'나 다름없다.
16일 오후 11시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아스톤빌라와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원정 경기는 손흥민과 무리뉴의 신뢰를 보여주는 상징적 경기였다.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전반 추가시간 2-1을 만드는 역전 PK골로 5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뒤 후반 추가시간 3-2 결승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5위로 끌어올렸다.
위기의 해결사로 시즌 15·16호골(EPL 8·9호)을 터뜨린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5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개인 통산 처음 프리미어리그 50,51호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선수 최초의 50골 고지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노리치시티와의 EPL 24라운드 결승 득점부터 정규리그에서 3경기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까지 더하면 5경기째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이 5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한 것은 2010-2011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손흥민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했다. 해리 케인이 결장한 가운데 공격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으로 세우고 루카스 모우라를 공격 2선의 왼쪽, 델레 알리를 중앙, 스테번 베르흐베인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내세웠다. 하지만 경기는 무리뉴 감독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홈 경기에 나선 아스톤 빌라의 공격에 전반 9분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손흥민과 포지션이 바뀐 모우라의 무리한 골욕심으로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 했다. 1-1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전반 종료 직전, 베르흐베인이 골지역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위상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2경기 연속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첫 번째 킥이 상대 골키퍼 레이나의 선방에 막히자 뛰어들며 오른발 슛으로 기어이 골문을 뚫었다.
2-2로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의 스피드와 득점력이 또다시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롱패스를 하프라인 근방에서 상대 수비수가 실수를 하자 이를 놓치지 않고 볼을 가로채 골문을 향해 질주한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3-2 결승골을 낚았다.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은 토트넘은 승점 40점으로 셰필드 유나이티드(승점 39)를 끌어내리고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마지노선 4위 첼시(승점 41)와의 격차는 승점 1점으로 줄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에게 평점 8.4를 주며 토트넘 선수 가운데 최고 평점으로 활약을 인정했다. 토트넘의 후반 공격을 수 차례 선방한 아스톤 빌라의 골키퍼 레이나(평점 8.4)와 똑같은 점수다. '런던풋볼'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8점을 매겼다. 런던풋볼은 "손흥민이 후반 막판 아스톤 빌라 수비수의 실수를 틈타 쇄도한 뒤 멋진 마무리를 하면서 모든 것을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선수로서 퀄리티는 환상적이고 팀을 향한 태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매우 만족스럽다. 경기 90분을 뛰는 것이 문제다. 체력이 떨어지면 토트넘이 곤란해질 것이다"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후 루카스 모우라와 델레 알리는 교체 출장시키고 있지만 손흥민은 계속 선발 출장시키고 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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