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64강전 1-1...손흥민 복귀했지만 또 선제 실점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스페셜 원'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고대했던 '슈퍼 소니' 손흥민(28)이 전열에 복귀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할 만한 스쿼드가 좀처럼 짜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고 있는 데다 공격의 주 루트인 양 측면 풀백의 크로스가 무뎌지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의 안정감이 떨어져 공수에서 효과적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은 5일 오후 11시 1분(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또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1-1로 간신히 비겼다. 더구나 상대는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챔피언십(2부) 팀이어서 토트넘의 경기력이 얼마나 바닥을 치고 있는지 여실히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됐다.
이날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첼시전 이후 3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에서 벗어나 4경기 만에 선발 복귀했다. 손흥민은 조제 무리뉴 감독의 주 포메이션인 4-2-3-1전형의 원톱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됨에 따라 원톱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초반에는 상대 수비수 사이로 패스를 찔러주고 공간 돌파로 골키퍼와 맞서는 등 기대에 보답하는 듯 했으나 공격 연결이 자주 끊기는 토트넘 경기력에 결정적 찬스를 잡지 못 했다.
손흥민이 결장한 3경기 동안 1승 1무 1패로 뒷걸음질친 경기력은 손흥민 복귀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23일 첼시와 2019-2020 EPL 18라운드 경기 중 퇴장을 당하며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결장한 첫 경기인 '박싱 데이' 12월 26일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12월29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2-2, 지난 2일 사우샘프턴전에서 0-1로 졌다.
문제는 손흥민이 퇴장당한 첼시전부터 이날 브라이튼전까지 5경기 연속 모두 선제 실점을 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잡지 못 하고 있는 라이언 세세뇽은 물론이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자랑하던 오른쪽의 세르쥬 오리에까지 정확성을 잃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 오리에는 29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자책골까지 넣으며 더욱 침체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3경기 동안 팀이 문제에 빠졌다고 실토했으나 손흥민 복귀 후에도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못 해 딜레마에 빠졌다. 원톱 해리 케인의 빈 자리를 손흥민으로 채웠으나 손흥민은 제대로 된 볼 피딩을 받지 못 해 득점권에서 서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상대 수비가 집중 마크할 경우 득점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간 돌파가 특기힌 손흥민은 윙어로 활약할 때 특유의 드리블과 돌파, 슈팅이 빛을 발하나 상대 수비가 밀집 마크를 할 때 뚫고 나가는 파워는 약한 편이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공간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볼을 넣어줘야 하는데, 현재 공격형 미드필더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에릭 다이어, 해리 윙크스 등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진 패스, 양 측면의 크로스 등이 모두 제 기능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2부리그 팀인 미들즈브러와 경기에서도 토트넘은 전반 약 65-35% 정도의 압도적 볼 점유율을 보이면서도 골을 기록하지 못 하다가 후반 5분 어설프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펼치다가 뚫려 플레처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6분 세르쥬 오리에의 얼리 크로스를 골마우스 왼쪽에서 루카스 모우라가 헤더로 1-1 동점골을 기록했지만 결국 결승골을 기록하는데 실패, 토트넘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무리뉴 감독으로선 다행히 '박싱 데이' 주간의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다. 이 기간 동안 해리 케인의 빈 자리를 메우고 공수의 밸런스를 조율할 수 있다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할 수도 있다. 토트넘은 일주일의 휴식을 가진 뒤 오는 12일 오전 최강 리버풀과 리그 경기를 펼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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