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홍콩과 1차전 2-0 승리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황인범의 프리킥 선제골과 나상호의 헤더골이 극심한 골가뭄에 시달리던 벤투호를 구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홍콩을 상대로 전반 45분 황인범의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 선제골과 후반 37분 나상호의 헤더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벤투호는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 행진에서 벗어나며 하루 전인 10일 개막한 2019 EAFF E-1 챔피언십에서 1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전날 중국에 2-1로 승리한 일본에 이어 2위를 마크했다. 지난해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출범 후 13승 8무 2패(36득점-13실점)를 기록했다. 한국은 홍콩과의 역대 전적에서 21승 5무 2패의 우위를 지켰다. 한국은 오는 15일 중국, 18일 일본과 경기를 가진다. 경기시간은 모두 오후 7시30분으로 동일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난 1월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으나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해 실망을 자아냈던 만큼 홈에서 열리는 E-1챔피언십 우승으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홍콩과 첫 경기 전반에는 우려를 이어갔지만 후반부터 조금씩 살아나며 남은 경기에서의 기대감을 키웠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면에서 전반전은 많이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벤투 감독은 김승대를 최전방에 세우고 나상호~문선민~김보경을 공격2선에, 황인범과 손준호를 수비형미드필더로 세우는 4-2-3-1 전형으로 첫 승을 노렸다. 포백진에는 박주호~권경원~김민재~김태환으로 구성했고, 골문은 구성윤에게 맡겼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닌 시기에 열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파를 차출하지 못 했다.
벤투 감독은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이며 대표팀을 구성 3회 연속 우승의 출사표를 냈으나 첫 경기 전반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한국은 대회가 시작된 2003년을 시작으로 2008년, 2015년, 2017년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통산 4회로 대회 최다 우승국이다. 벤투호 출범 후 첫 트로피를 차지할 대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벤투 감독은 오른쪽 풀백인 김태환을 깊숙이 오버래핑시키며 공격적 전술을 가동하며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전반전에는 볼 점유율이 80-20% 정도의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9명의 수비수가 촘촘히 구성한 홍콩 수비벽을 뚫지 못 하고 중거리 슛으로 간신히 골문을 두드렸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위협적 기회를 만들지 못 했다.
상대 수비벽을 돌파해야할 김승대 문선민 나상호 김보경이 골 찬스를 잡지 못 했으며 부분 전술 또한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26분에는 역습을 허용해 홍콩 제임스 하에게 노마크 슈팅 기회를 주는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다. 벤투호는 최근 2022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H조 북한, 리비아전에서 0-0을 기록한 데 이어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는 0-3으로 패하는 등 극심한 골 가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벤투 감독의 용병술은 기존의 답답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전반전 막판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아크 정면의 프리킥을 황인범이 절묘하게 감아차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망을 흔들어 1-0으로 앞서갔지만 낮게 주고받는 패스가 전부 상대 수비벽에 가로막혀 공격의 실마리를 제대로 풀지 못 했다.
벤투 감독의 유연성이 부족한 전략과 전술은 이날도 되풀이 됐다. 상대 수비수를 무력화시키는 개인전술이 부족한 데다 부분전술도 호흡이 맞지 않아 덜커덕거리고, 상대 수비수들이 뻔히 내다보는 공격을 계속 되풀이 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속을 답답하게 했다. FIFA랭킹 139위의 홍콩은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며 41위의 한국에 비해 몇 수 아래로 꼽히는 상대였으나 한국의 득점포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전반 막판 원톱 김승대가 상대 선수와 부딪혀 이승협과 교체된 후 한국은 조금씩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 뒤 추가골을 낚았다. 후반 37분 왼쪽 코너킥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김보경이 헤더로 골마우스 중앙으로 연결하자 나상호가 머리로 방향을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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