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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메시·호날두·모드리치·에릭센 모두 실패 'PK 악몽'

  • 스포츠 | 2018-07-02 20:23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가 2일(한국시간) 덴마크와 16강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포효하고 있다. /러시아=뉴시스
크로아티아의 에이스 루카 모드리치가 2일(한국시간) 덴마크와 16강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포효하고 있다. /러시아=뉴시스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11m 러시안 룰렛 페널티킥에서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만 살아 남았다. 반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크리스티안 에릭센(덴마크)은 페널티킥 실패로 땅을 쳤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11m의 거리를 두고 이뤄지는 골키퍼와 키커의 1 대 1 싸움은 흔히 '11m의 러시안 룰렛'으로 불린다. 성공한 자에게 환희와 함성이 실패한 자에게는 비난과 탄식이 쏟아지는 페널티킥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어김없이 슈퍼스타들을 웃고 울렸다.

페널티킥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스타는 단연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다. 모드리치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와 16강 전에 선발 출전했다.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 전·후반과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모드리치는 승리 과정에서 페널티킥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장 후반 11분 모드리치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안테 레비치가 골키퍼까지 제쳤다. 결정적 득점 상황에서 덴마크의 예르겐센은 태클을 했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모드리치가 나섰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모드리치의 발끝을 떠난 볼은 덴마크의 카스퍼 슈마이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크로아티아는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경기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크로아티아의 다니엘 수바시치와 덴마크의 슈마이켈의 선방쇼가 이어지는 가운데 모드리치는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다시 슈마이켈과 마주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슈마이켈의 움직임을 읽은 모드리치는 골문 가운데로 강하게 밀어 넣으며 앞선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했다.

덴마크의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에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러시아=뉴시스
덴마크의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에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러시아=뉴시스

반면 덴마크의 에이스 에릭센은 페널티킥에 울었다. 에릭센은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다. 하지만 에릭센의 강력한 슈팅은 수바시치 골키퍼의 손을 맞고 굴절 된 뒤 골 포스트를 강타하며 골문을 외면했다. 팀의 에이스이자 첫 번째 키커의 실축에 덴마크는 긴 탄식을 쏟아냈다. 운명의 장난처럼 크로아티아의 첫 번째 키커로 실패했다. 결국 크로아티아는 마지막 키커 이반 라키티치의 골로 8강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메시도 2018 러시아 월드컵 1차전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AP, 러시아
메시도 2018 러시아 월드컵 1차전 아이슬란드와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AP, 러시아

'축구의 신'도 페널티킥에 울었다. 메시는 지난달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오트크리티예아레나에서 펼쳐진 아이슬란드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실패했다. 메시는 후반 19분 절묘한 로빙 패스로 상대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었다. 하지만 강력한 왼발 슈팅이 아이슬란드 골키퍼 한네스 할도르손의 선방에 막혔다. 메시는 이후 무려 10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아이슬란드의 얼음벽을 뚫지 못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낀 걸까.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16강에서 프랑스에 3-4로 패하며 러시아 월드컵을 마감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란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킥에 실패했다. /사진=신화, 뉴시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란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페널티킥에 실패했다. /사진=신화, 뉴시스

또 다른 '축구의 신' 호날두도 페널티킥에 웃고 울었다. 호날두는 16일 러시아 소치의 올림피스키 스타디온 피슈트에서 끝난 스페인과 1차전에서 페널티킥을 꽂아 넣으며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호날두의 페널티킥에 힘입어 포르투갈은 스페인과 3-3 무승부를 거뒀다. 호날두의 페널티킥은 스페인 전에선 통했지만 '늪 축구' 이란 전에서는 안 통했다.

호날두는 지난달 26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 최종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8분 페널티킥 찬스를 맞이했다. 호날두가 골망을 가른다면 사실상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는 다시 없을 기회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는 이는 호날두가 아닌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였다. 호날두가 찬 페널티킥 방향을 읽은 베이란반드는 잽싸게 몸을 날렸고, 호날두의 슈팅을 정확하게 막아냈다. 이후 분위기를 반전한 이란은 포르투갈을 거세게 몰아 부쳤다. 1-1 무승부로 탈락했지만 이란은 포르투갈과 호날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호날두의 페널티킥 실패가 불러온 나비효과인 셈이다. 호날두는 16강에서 우루과이에 패하며 러시아 월드컵을 마감했다.

bd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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