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웨덴 경기, 노장 라르손의 '3분 활용법'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스웨덴이 한국과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침대 축구' 논란에 빠졌다. 특히 노장 세바스티안 라르손(헐시티) 한 명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지연한 시간이 3분이나 됐다. 이 시간은 경기 추가 시간인 4분에 조금 못 미칠 정도로 길어 신태용호를 응원한 축구팬들을 화나게 했다.
신태용호는 18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스웨덴에 0-1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후반 내내 스웨덴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으나 후반 19분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쓴맛을 봤다. 실점 후 '신성' 이승우를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지만 부정확한 공격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의 첫 상대 스웨덴은 전반전에 월등한 신체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 수비수들의 대인 및 지역 방어를 강력한 몸싸움으로 대응했다. 쉽게 넘어지지 않았으며 일부 한국 선수들은 몸싸움에 밀려 튕겨나가기도 했다.
이후 후반 19분 VAR을 활용한 행운의 패널티킥으로 득점을 올린 스웨덴은 공격 라인을 내리고 전원 수비에 임하며 굳히기 전략에 들어갔다. 동시에 전반 내내 강한 충돌을 통한 경합을 벌이던 스웨덴 선수들이 갑자기 몸싸움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파울을 유도해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장면이 잦아졌다. 일명 '침대축구'로 최대한 시간을 끌겠다는 심산을 비쳤다.
스웨덴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툴루즈)은 김영권과 몸싸움을 벌인 뒤 그라운드에 뒹굴다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후반 33분에는 스웨덴의 노장 미드필더 라르손이 '침대 축구'에 가담했다. 스웨덴의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바로 앞에 있던 라르손은 오프 더 볼 상황에서 갑자기 손을 들며 넘어졌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더니 심판에게 들 것을 요청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이승우가 '왜 그러냐'는 식의 제스처로 라르손에게 다가갔으나 라르손은 표정을 찡그리며 오히려 이승우의 태도를 심판에게 항의했다.
심판은 라르손의 '들 것 요청'을 받아들이며 의료진을 불렀다. 라르손은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일어나지 않다가 의료진이 손을 내밀자 그때서야 일어났다. 동시에 스웨덴 벤치는 라르손을 구스타프 스벤손(시애틀)과 교체하는 사인을 보냈다. 라르손은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천천히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손을 들고 넘어지는 순간부터 그라운드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총 3분이나 소요됐다.
라르손은 경기 내내 스웨덴의 중원을 책임지며 공격과 수비에서 구심점 구실을 충실히 수행했다. 후반 36분 부상으로 인해 교체될 때까지 중원에서 활발히 움직였다. 게다가 스웨덴이 리드를 잡자 노련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했다. 뒤지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라르손으로 인해 소비된 '3분'이 야속하기만 했다.
경기 후 축구팬들은 성난 목소리를 내뱉었다. 한국이 빈약한 공격력으로 한계를 드러내며 패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스웨덴이 보인 '침대축구'는 지저분했다는 반응을 주로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JTBC 비정상회담 방송에서 이다가 말한 '세계에서 제일 비싼 침대는 스웨덴이 만들어요'라는 부분을 캡처해 침대축구를 비판하기도 했다. "가장 비싼 침대는 스웨덴 산" "잘 곳이 없어서 축구장에서 자네요" "역시 침대는 이*아지" "할리우드 액션은 VAR이 안 되나요?""진짜 심판 편파판정 심한데?" "북유럽식 침대축구" "중동도 저 정도는 안한다" "경기 내내 잘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이승우 말은 왜 안 들어주는데?" 등의 댓글로 분노를 표했다.
한편, 스웨덴의 벽에 막힌 한국은 승점을 따내지 못하며 27일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게 됐다. 멕시코전에 이어 27일 독일과 3차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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