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축구회관에서 10월 유럽 평가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특징은 사상 처음으로 23명이 모두 해외파 선수라는 점이다. 신 감독은 이미 이번 대표팀에 K리그 선수를 포함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K리거를 한 명도 뽑지 않은 이유로 '상생'을 들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를 위해 대표팀 조기소집에 협조해 준 K리그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는 것이다. 대표팀을 위해 리그 일정을 바꿔가며 희생한 프로 구단들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대표팀이 양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장기적 전략 없이 그때그때 수시로 바뀌는 대표팀 운영을 놓고 프로 리그와 상생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표팀은 앞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 상황을 명분으로 K리그에 일정 변경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요구했다. 리그의 정상적인 운영이 장기적으로 대표팀 전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상식은 차치하더라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진 조기소집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다.
물론 계속 지적돼 온 수비 조직력을 부분적으로라도 강화할 목적이었겠지만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수비와 공격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현대 축구에서 부분적인 전술훈련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소한 패하지는 않는 축구를 해서 본선에 진출하려는 의도였다면 두 경기 무실점으로 그 목적은 달성했다. 그러나 공격수의 적진 고립으로 공격을 제대로 풀지 못한 것 때문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도 경기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고, 때아닌 '히딩크 역할론'까지 나오면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종예선에서 K리그 선수에 방점을 찍었던 대표팀은 다음 달 두 차례 평가전을 해외파로 치르게 됐다. 그리고 12월 동아시안컵은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다시 K리그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해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을 8개월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대표팀 자원을 부분적으로만 쓰면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데서 비롯됐다.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해외파들에게는 기회, K리그 선수들에게는 긴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상적이지 못한 대표팀 운영을 '배려'라고 말할 수 없고, 당연히 '상생'의 길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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