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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초점] 레알 마드리드, 요코하마에서 거둔 또 하나의 승리

  • 스포츠 | 2016-12-19 01:45
FIFA 홈페이지 화면 캡처
FIFA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더팩트 | 최정식 선임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18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에서 가시마 앤틀러스를 4-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2년 만에 이 대회 패권을 되찾았고 500만 달러(약 59억원)의 상금도 챙겼다. 그러나 클럽월드컵 트로피보다 더 큰 전리품은 '세계 축구 시장의 지배자'라는 타이틀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 축구 클럽 중 가장 가치 있는 팀으로 꼽힌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TV 중계권 수익, 스폰서십, 유니폼 계약 수익 등을 합산해 선정하는 순위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레알 마드리드의 가치는 36억4500만 달러(약 4조3000억원)로 평가됐다. 라이벌 FC 바르셀로나(구단 가치 35억4900만 달러)가 2위다.

최고 가치를 갖게 만든 원동력은 '갈락티코'다. 세계적인 스타들을 영입해 팀의 명성을 높이고,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플레이로 프리메라리가를 넘어 글로벌 마켓에서 돈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그런 마케팅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다.

유럽의 명문 클럽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친선경기를 벌이며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상품 판매와 TV 중계권, 스폰서 계약 등 수익이 널려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월드컵은 그 중에서도 중요한 기회다. 지난해 클럽월드컵 챔피언인 바르셀로나는 최근 일본 기업과 2021년 6월까지 매 시즌 1억7700만 달러라는 대규모 후원계약을 맺었다.

클럽월드컵은 2000년 브라질에서 열린 뒤 2005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열두 번의 대회 가운데 여덟 차례가 일본에서 열렸다. 레알 마드리드가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우승했을 때는 모로코에서 대회가 열렸다.

지난 15일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와 클럽 아메리카의 준결승. 요코하마 스타디움 관중석 2층에 빈 자리가 눈에 띄었다. 이날 입장 관중수는 5만117명. 지난해 대회 바르셀로나의 준결승에 6만3870명이 들어찬 것과 비교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발롱도르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 정도라면 적어도 일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인기가 바르셀로나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가시마가 결승에 오른 것이다.

J리그 챔피언이 유럽 챔피언과 세계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되면서 요코하마 경기장은 6만8742명의 축구팬으로 가득 찼다. 2007년 우라와 레즈가 AC 밀란과, 2008년 감바 오사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각각 준결승에서 맞붙었을 때 관중이 6만7000명이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클럽월드컵 결승의 성황은 가시마의 분전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손님은 모였다. 그러면 장사를 잘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들이 머나먼 일본까지 와서 설렁설렁 공차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관광하러 왔냐'는 힐난을 받을 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가시마가 또 일을 냈다. 카림 벤제마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두 골을 뽑아내 경기를 뒤집은 것이다. 결국 호날두의 해트트릭과 연장 승부라는 극적인 결과가 나왔다. '급해지자 전력을 다한' 것이었든 말든 일본 축구팬의 눈에는 이런 명승부가 없었을 터다.

레알 마드리드는 클럽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마케팅 무대, 클럽월드컵에서 더할 나위 없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승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호날두도, 세계 챔피언 팀을 이끈 지네딘 지단도 아닌 갈락티코의 창시자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아닐까.
malish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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