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갖가지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죠. 축구의 오프사이드 반칙 논란부터 야구의 일명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의 세계까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확실하게 설명하기엔 모호한 정보들이 종목마다 넘쳐 납니다. 그래서 <더팩트>가 나섰습니다. 독자들이 매우 궁금해하는 '가려운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 줘 무릎을 탁 치게 할 '궁금타(打)! 스포츠(이하 궁금스)'가 성심성의껏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사 하단에 기재된 메일로 보내 주세요. 스포츠와 관련된 독자들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줄 '궁금스'는 종목도, 엉뚱한 질문도 가리지 않고 언제든 환영합니다! < 편집자 주 >
'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34)가 '황당한' 레드카드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제라드는 22일(이하 한국 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홈 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투입되자마자 일이 터졌습니다. 안데르 에레라(25·맨유)의 오른쪽 정강이를 고의로 밟아 퇴장당했습니다. 45초 만에 일어난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제라드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심판의 판정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렇듯 축구에서는 간혹 말도 안 되는 퇴장이 나와 눈길을 모읍니다. <더팩트>가 말 그대로 '황당한 레드카드'를 받은 주인공을 뽑아 봤습니다.
◆ 아자르 '공 대신 볼 보이에게 강력한 킥?'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기술자로 평가받는 에당 아자르(23·첼시)도 황당한 레드카드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자르는 지난 2013년 1월 24일 웨일스 웨스트글러모건주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캐피털원컵(리그컵) 4강 2차전 스완지 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볼 보이의 배를 걷어차 퇴장당했습니다.
1차전에서 0-2로 뒤져 마음이 급했습니다. 2차전에서 후반 35분이 지났지만, 1골도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자르는 결국 폭발했습니다. 볼 보이가 골라인 부근에서 공을 안고 시간을 지연하자 참지 못한 채 발로 옆구리를 걷어찼습니다. 곧바로 퇴장당한 아자르는 경기 뒤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촉박해도 기본적인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운 장면이었습니다.
◆ 부끄러운 스콜스 '힘차게 도약해 손으로 슈팅?'
맨유의 전설 폴 스콜스(40)는 민망한 레드카드를 받은 주인공입니다. 스콜스는 지난 2008년 8월 30일 모나코 공국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FC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경기에서 1-2로 뒤진 후반 44분 동료의 크로스를 손을 갖다 대며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그야말로 '부끄러운 손'이었습니다. 힘차게 점프했지만, 머리에 닿을 것 같지 않자 오른손으로 절묘하게 공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그에게 날아온 것은 심판의 레드카드였습니다. 이미 옐로카드 1장을 받았었기 때문에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퇴장하며 유니폼을 치아로 깨무는 등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 '내가 안 밟았다고!' 베컴, 치명적 오심의 희생자
'킥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39·영국)도 황당한 퇴장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입니다. 자신의 잘못이라기보단 치명적인 오심의 희생자였습니다. 베컴은 지난 2013년 4월 29일 프랑스 오트사부아주 안시 파르크 데 스포츠에서 열린 2013~2014시즌 프랑스 리그1 에비앙 TG와 원정 경기에서 억울하게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제레미 메네즈(27·AC 밀란)를 대신해 투입됐습니다. 사건은 후반 추가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유세프 아드난보다 먼저 공을 차지하려고 달려가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명백한 오심이었습니다. 심판은 베컴이 아드난의 발을 밟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베컴은 그라운드를 밟았을 뿐입니다. 심판이 아드난의 할리우드 액션에 완벽히 속았습니다. 베컴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습니다.
◆ 요아프 지브 '심판에게 축구화 킥을?'
황당하다는 말을 대신할 수식어가 마땅하지 않습니다. 요아프 지브(33·마카비 텔 아비브)는 지난 2011~2012시즌 UEFA 유로파리그 스토크 시티와 경기에서 화를 참지 못했습니다. 스토크 시티 선수의 몸에 밀린 가운데 반칙이 선언되지 않자 사이드 라인에 있던 심판에게 축구화를 발로 찼습니다. 심판의 엉덩이에 정확히 맞았습니다.
지브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린 뒤 곧바로 손을 흔들며 미안하다고 표현했지만, 레드카드를 면할 순 없었다. 이스라엘 출신의 지브는 여전히 팀을 떠나지 않고 수비를 지키고 있다.
◆ 안드레 바이키 '안전요원이 무슨 죄?'
카메룬 국가 대표 출신 안드레 바이키(29·파네톨리코스 FC)는 축구 역사에서 보기 드문 퇴장을 당했습니다. 다혈질의 성격으로 알려진 바이키는 지난 2008년 2월 31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가나와 준결승에서 느닷없이 안전요원을 강하게 밀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넘치는 동료애가 화근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안전요원을 밀기 직전의 상황을 살펴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료가 가나 선수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 그라운드에 쓰러지자 그를 들것에 실으려던 안전요원을 밀었습니다. 안전요원의 보호가 마음이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는 동료애는 퇴장이라는 결과물로 나왔습니다.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은 법입니다.
보셨듯이 축구계에선 예상할 수 없는 황당한 장면과 레드카드가 속속들이 쏟아집니다. 축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팩트 | 이준석 기자 nicedays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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