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광연 기자] 'K리거가 올리고 K리거가 끝냈다.'
유럽파와 중동파가 총출동한 중동 친선경기 해결사는 애초 기대치가 낮은 '유이한 K리거 필드플레이어'였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4·FC서울)와 '신예' 한교원(24·전북)은 알짜배기 실력을 뽐내며 결승골을 합작했다. 명단의 80% 이상이 국외파로 물든 한국 대표팀에 'K리그 클래식' 힘을 제대로 실천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 시각) 요르단 암만의 킹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원정 친선경기에서 전반 33분 터진 한교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지난달 14일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 1-3으로 패했던 대표팀은 한 달 만의 원정에서 열린 A매치에서 승리를 챙겼다. 초반 불안한 흐름을 깨고 따낸 값진 승리다. 특히 요르단과 역대 A매치 5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2무)을 이어가며 좋은 분위기를 가져왔다. 18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이란과 평가전을 앞두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이번 평가전 승리를 안긴 것은 이번 원정 2연전에 참가한 필드 플레이어 20명 가운데 필드플레이어로는 둘뿐인 'K리거' 차두리와 한교원이었다. 팽팽한 경기에서 차두리는 전반 33분 상대 오른쪽 진영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으로 쇄도한 한교원은 몸을 던지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한 폭의 그림이었다. K리그에서 적으로 상대하는 둘은 대표팀에서 만나 환상의 장면을 연출했다. 정확한 크로스와 헤딩이 만난 완벽한 작품이었다. 전반 10분 상대에 골대 맞는 슈팅을 허용하며 수비 불안을 노출한 한국은 이 골을 계기로 단번에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초반 강력한 땅볼 슈팅으로 한국의 첫 슈팅을 기록한 한교원은 이후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끈질긴 공 다툼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K리그 클래식 무대를 제압한 카리스마가 그대로 녹아들었다. 아직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초년생이지만 긴장은 없었다. 주눅이 들지 않고 맹렬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무서울 정도의 당돌한 플레이는 '싹수'를 제대로 느끼게 했다. 그간 자신의 실력 하나로 최고의 위치까지 '고속 승진'을 거듭한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과 교체된 후반 19분까지 변함없이 자신의 장기를 그대로 내보이며 자신을 첫 A매치 선발로 기용한 울리 슈틸리케(60) 대표팀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노장' 차두리도 돋보였다. 본인은 '현역 은퇴'를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으나 경기를 뛰면 뛸수록 스스로 자신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시종일관 상대 진영을 오가는 오버래핑으로 공격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선굵은 돌파로 공격수에게 크로스를 날렸다. 한교원에게 내준 '명품 크로스'는 차두리의 존재 가치를 그대로 설명했다. 박주호(27·마인츠 05),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와 포백 수비 호흡은 다소 부족했지만, 개인플레이로만 따지면 흠 잡을 데 없었다. 차두리는 전반 종료 후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으나 전반전 활약엔 '의문부호'가 없었다.
이날 대표팀은 '유럽파' 손흥민(22·레버쿠젠), 기성용(25·스완지 시티), 이청용이 벤치에서 출발했고 '중동파' 박주영(29·알 샤밥), 조영철(25·카타르 SC), 남태희(23·레퀴야)와 'J리거' 김민우(24·사간 도스)가 선발 출격했다. 요르단에 온 필드 플레이어 20명 가운데 18명이 한국이 아닌 국외 무대를 누비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표팀 선발 라인업 절반 이상을 K리거가 아닌 국외파가 선점하고 있다. 국제 축구 시장이 변화를 거듭한 결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하지만 둘뿐인 국내파 한교원과 차두리는 이날 K리그 클래식의 힘을 제대로 보이며 팬을 놀라게 했다.

대부분 국외 진출의 발판이 된 게 K리그 클래식 무대다. 많은 선수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도 국내 무대는 스타 기근에 시달려야 했다. 대표팀에서 국외파와 경쟁력에서 뒤처지며 이름 오를 홀대를 당한 것도 사실이다. 유럽파가 국내파보다 낫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양상도 보였다. 이제는 다르다. 아시아 최고 무대를 노리는 K리그 클래식이 두 K리거의 맹활약에 제대로 자존심을 세웠다. 국내파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확인했다. 앞으로 지속할 국외파와 경쟁 관계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오로지 실력 하나로 평가받는 슈틸리케호에서 이들은 더는 주변인이 아닌 주축이다. 이들의 활약이 다가오는 이란전은 물론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미칠지 더 두고 볼 일이다.
fun350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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