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준석 인턴기자] 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은 신태용(44) 대표팀 코치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흥미롭다. 주축 선수들의 포지션을 변경하며 '실험'에 임하고 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한 전술로 대표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태용 코치가 이끄는 한국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우루과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루이스 수아레스(27·FC 바르셀로나)가 빠졌지만, 에딘손 카바니(27·파리 생제르맹)와 디에고 고딘(28·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공격과 수비의 핵이 모두 포함됐다.
물론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친선경기의 특성상 어떤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해볼 만한 부분은 신태용 코치의 '실험'이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바꿔가며 그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있다. 친선경기의 특성과 어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신태용 코치는 지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친선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청용은 이명주(24·알 아인)와 함께 중앙을 책임지며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신태용 코치의 '실험'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을 중앙 수비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른바 신태용 코치의 '변형 스리백' 중심을 기성용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여기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들어 있다. 첫 번째는 기본적인 수비 강화다. 기성용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해외 경험이 풍부하다. 그만큼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뛰어난 공격수들을 상대해봤다. 187cm의 키를 활용한 공중볼 다툼은 물론, 몸싸움도 강하다. 게다가 그 어느 선수와 붙어도 밀리지 않을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성용이 종종 다른 팀 선수와 신경전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성용을 수비의 중심으로 기용하는 것은 카바니를 꽁꽁 묶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아레스가 없는 우루과이 공격의 중심은 단연 카바니다. 저돌적인 몸놀림을 앞세워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터뜨리는 카바니는 한국의 경계대상 1호다. 지난 5일 일본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었기에 그 기세를 꺾어야 한다.
기성용은 여러모로 카바니를 상대하기에 적합하다. 오히려 신체조건이 뛰어나다. 기성용이 가진 '강심장'이라면 천하의 카바니와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수들을 지켜주는 임무를 맡았다면 우루과이전에선 수비의 중심 노릇을 하게 됐다. 기성용은 수비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떠올라야 한다.
두 번째는 공격 강화의 측면이 있다. 수비는 공격의 시작점이다. 공격 전개의 출발도 수비에서 비롯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기성용을 수비수로 기용하는 것은 공격에 대한 부분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성용은 과감한 전진 패스 능력을 갖췄다. 시야가 넓고 상황판단 능력이 빠르다. 덕분에 상대 예측을 뒤엎는 패스에 일가견이 있다.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바로 그 전 상황을 이끄는데 능하다.
한국의 기회는 우루과이의 공을 빼앗는 순간에 생길 전망이다. 기민한 움직임을 앞세워 속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해보면 한국의 볼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빠른 속공 전개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임무를 기성용이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기성용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중앙 수비수로서 성공한다면 대표팀의 전술 변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은 베네수엘라전에서 4-1-2-3과 4-2-3-1을 자유자재로 사용했다. 그만큼 전술 변화가 유연한 지도자다. 우루과이전에서 기성용을 중심으로 하는 스리백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의 전술 완성도를 알아볼 수 있는 시험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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