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심재희 기자] 독일이 7-0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후반 45분. 브라질이 '체면'을 살리는 골을 성공했다. 역습 찬스에서 오스카가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이미 승부가 완전히 갈린 상황에서 나온 '의미 없는 골'이었다. 브라질로서는 영패를 면했지만 여전히 치욕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불만을 표하는 선수가 있었다. 브라질 선수가 아니었다. 바로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였다.
노이어에게 독일의 리드는 머릿속에 없었다. '골문 사수'만을 그리며 신들린 선방을 거듭했다. 전반 초반 브라질의 공세를 탄탄한 방어벽으로 막아내며 독일의 골 잔치 분위기를 깔았고, 독일이 5-0으로 앞선 후반 초반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슈퍼 세이브 행진'을 벌였다. 후반 5분 하미레스의 크로스를 미리 방향을 예측하며 막아냈고, 후반 6분과 7분에는 오스카와 파울리뉴의 결정적인 슈팅을 걷어냈다. 후반 43분에는 각을 잘 좁히며 오스카의 슈팅을 골문 밖으로 벗어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노이어는 경기 종료 직전 골을 내준 뒤 동료들에게 손짓을 하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화를 냈다.
노이어의 '자비 없는' 자세는 독일이라는 팀을 전체적으로 잘 반영하는 단면이었다. 독일은 노이어를 포함해 선수 전원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브라질을 몰아쳤다. 전반을 5-0으로 앞서며 승세를 굳힌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습의 위력을 더하며 2골을 더 뽑아냈다. '원맨쇼'가 아닌 '원팀쇼'로 '삼바 군단' 브라질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이날 독일이 만든 득점은 모두 '팀 골'이었다. 개인의 능력이 아닌 팀 전체의 힘으로 골의 기쁨을 7번이나 함께 나눴다. 독일은 전반 11분 만에 주특기인 세트 피스 공격에서 토마스 뮐러가 선취골을 터뜨렸고, 이후 현란한 패스게임으로 연이어 골을 잡아내며 점수 차를 계속 벌렸다. 전반 23분 뮐러의 힐 패스를 밀로슬라프 클로제가 연속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터뜨렸고, 전반 24분에는 필립 람이 오른쪽을 돌파한 뒤 컷백 크로스로 토니 크로스의 골을 도왔다. 전반 26분 크로스-사미 케디라-크로스로 이어지는 패스와 함께 4번째 골을 작렬했고, 전반 29분 케디라-메수트 외질-케디라로 연결되는 완벽한 과정으로 5번째 골을 성공했다. 후반 24분과 34분에는 오른쪽 측면과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향하는 절묘한 패스가 나오면서 안드레 쉬를레의 연속골이 만들어졌다. 14개 슈팅(유효슈팅 12개) 가운데 7골. 1명이 아닌 팀 전체가 골을 만들어내며 '원팀쇼'를 펼친 독일이다.
독일의 최대 강점은 집중력과 냉점함이다. 언제 어떤 상대를 만나도 독일 특유의 강인함을 뽐낸다. 큰 점수 차로 앞서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상황과 상대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대승'을 거둘 때가 많다. 실제로 독일은 최근 4년 동안 무려 10경기에서 '4득점 이상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몇몇 스타들에 의존하지 않고 팀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면서 상대를 공포에 떨게 만드는 '전차군단'이다.
◆ 독일 대승 일지(한국 시각)
- 2014년 7월 9일 7-1 vs 브라질
- 2014년 6월 17일 4-0 vs 포르투갈
- 2014년 6월 7일 6-1 vs 아르메니아
- 2013년 10월 16일 5-3 vs 스웨덴
- 2013년 3월 27일 4-1 vs 카자흐스탄
- 2012년 10월 13일 6-1 vs 아일랜드
- 2011년 9월 3일 6-2 vs 오스트리아
- 2010년 7월 3일 4-0 vs 아르헨티나
- 2010년 6월 27일 4-1 vs 잉글랜드
- 2010년 6월 14일 4-0 vs 호주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골잡이 마리오 고메스와 '다목적 병기' 마르코 로이스를 부상으로 잃었지만 독일은 여전히 독일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을 실천하며 '원팀'으로 거듭나 결승 고지까지 올랐다. 두 번의 좌절 끝에 드디어 월드컵 결승 무대를 밟은 독일이 '원팀'으로서 우승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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