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용욱 인턴기자] 2014년 1월 5일(이하 현지 시각). 포르투갈 국민들이 비탄에 빠졌다. '발' 하나로 포르투갈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던 에우제비우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에우제비우는 5일 오전 4시 30분 포르투갈 리스본의 다 루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72번째 생일을 20일 앞둔 시점이었다.
포르투갈에서 에우제비우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 묻는 것은 바보 같은 질문이다. 세계 축구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에우제비우다. 에우제비우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풍미한 포르투갈 국민들의 자랑이자 영웅이었다. 골문에 공을 넣는 일을 그 누구보다 잘했던 에우제비우는 골로 관중들에게 항상 큰 기쁨을 안겼다.
1957년 15살의 나이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에우제비우는 로렌수마르케스에서 42경기에서 77골을 넣는 괴력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명문팀들은 최고의 골 결정력을 지닌 그를 가만둘 리 없었고 에우제비우는 19살의 나이로 벤피카에 입단하게 된다. 에우제비우와 벤피카의 만남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에우제비우는 벤피카를 위해 14년을 뛰며 614경기에 638골을 넣는 '기인'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다. 포르투갈 리그 11회, 리그컵 5회, 유로피안 컵 1회 우승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였다. 에우제비우의 경기당 1골이 넘는 수치는 전성기가 지난 후 여러 팀을 전전하지 않았더라면 영원했을 것이다.
에우제비우는 비단 클럽에서만 뛰어났던 것이 아니다. 그는 포르투갈 국가 대표팀에서 12년 동안 뛰며 64경기에서 41골을 넣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는 조국을 3위로 이끌며 골든 부츠를 수상했다. 또한, 이 대회에서 에우제비우의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나오기도 했다. 포르투갈은 8강에서 돌풍의 팀으로 주목 받던 북한을 만났다. 치열할 경기가 이어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북한이 3골 차로 앞서 가며 대이변을 연출하는 듯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에는 에우제비우가 있었다. 에우제비우는 0-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무려 4골을 몰아 넣으며 팀에 5-3 승리를 선사했다. 큰 경기에서 팀을 구한 영웅으로서 면모를 제대로 보여 준 경기였다.
브라질 사람들은 역대 최고 축구 선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주저 없이 펠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포르투갈 사람들은 브라질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축구 황제'로 불리던 펠레와 같은 시대에 뛰며 어깨를 나란히 한 에우제비우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우제비우는 펠레에 비견되는 골 결정력을 가진 선수였고 황제의 독주를 막으며 자칫 재미없어질 뻔했던 축구계에 큰 즐거움을 안겨 준 인물이었다. 펠레의 '축구 황제' 만큼 에우제비우의 애칭인 '검은 표범'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graul0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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