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재희 기자] '승부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모든 스포츠에서 계속 나오는 말이다. 경기가 완벽히 끝날 때까지 방심해서도 포기해서도 안 된다는 교훈이 담겨진 이야기다. 2014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이 스포츠 명언이 그대로 적용됐다. 시쳇말로 '쫄깃쫄깃한' 승부가 이어지면서 손을 땀을 쥐게 했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던 유럽예선에서는 마지막 승부의 열기가 뜨거웠다. D조와 E조가 끝까지 치열했고,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들기 위한 경쟁도 뜨거웠다. 우선, D조에서는 루마니아가 뒤집기에 성공했다. 마지막 경기 전까지 터키와 루마니아가 16점, 헝가리가 14점을 마크하고 있었다. 터키는 네덜란드, 루마니아와 헝가리는 각각 에스토니아와 안도라를 홈으로 불러들여 마지막 경기를 가졌다. 모두 승리하면 터키가 플레이오프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터키만 패하면서 결국 루마니아가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E조에서는 슬로베니아와 아이슬란드가 경쟁을 벌인 끝에 아이슬란드가 웃었다. 두 팀 모두 원정길에 나선 가운데, 아이슬란드는 노르웨이와 비겼고 슬로베니아는 스위스에 패했다. 결국 아이슬란드가 16점, 슬로베니아가 15점을 기록하게 됐다. 아이슬란드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2위 자리를 지켰고, 슬로베니아는 이겼으면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유럽지역예선은 9조개로 나뉘어 펼쳐졌다. 각 조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2위 9개 팀 중 8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9개조 2위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지 않은 1팀은 탈락이다. '2위 탈락'의 불운은 '빨간 바이킹' 덴마크가 떠안게 됐다. B조의 덴마크는 최종전에서 몰타를 6-0으로 대파했지만 다른 조 2위에 승점이 뒤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남미에서는 2010남아공월드컵 3위 팀 우루과이가 끝내 뒤집기에 실패했다. 마지막 경기 전까지 칠레, 에콰도르, 우루과이가 2장의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칠레와 에콰도르가 25점, 우루과이가 22점인 상황. 우루과이로서는 1위를 확정지은 아르헨티나와 홈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4위였던 칠레가 에콰도르에 여러 골 차 패배를 당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우루과이의 꿈은 점점 더 희미해져갔다. 홈 팀 칠레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간 것. 결국, 우루과이는 투혼을 발휘해 아르헨티나를 3-2로 꺾었지만, 칠레가 에콰도르에 2-1로 승리하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우루과이는 5위가 확정되어 아시아 최종 5위를 차지한 요르단과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
가장 극적인 상황은 북중미에서 나왔다. 파나마는 통한의 눈물을 흘렀고, 멕시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북중미에 걸린 월드컵 티켓은 3.5장. 1위부터 3위까지 직행, 4위는 오세아니아 1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마지막 경기 전까지 미국, 코스타리가가 이미 본선행을 확정지었고, 3위 온두라스도 비기기만 해도 본선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시선은 플레이오프에 나설 4위 싸움에 쏠렸다. 멕시코가 승점 11, 파나마가 승점 8을 기록한 가운데, 파나마는 미국과 홈 경기를 가지고 멕시코는 코스타리카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두 팀의 운명은 마지막 2분에 갈렸다. 경기 막판까지 파나마가 2-1로 미국에 앞섰고, 멕시코가 코스타리카에 1-2로 뒤지면서 파나마가 다득점 우위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는 듯했다. 그런데 미국이 파나마에 절망을 안겼다. 후반 추가시간이 흐르던 48분과 49분 연속골을 터뜨리면서 파나마의 꿈을 산산조각 냈다. 파나마의 불행은 곧 멕시코의 행운으로 이어졌다. 이 모습은 1994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나왔던 한국과 일본의 '도하의 기적'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이 가려지면서 축구 팬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어 '쫄깃쫄깃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을 법하다. 월드컵 단골손님인 멕시코와 우루과이를 응원하는 팬들이라면 심장이 벌렁거렸을 것 같다. 어쨌든, 치열한 승부 끝에 루이스 수아레스(26·리버풀)와 하비에르 '치차리토' 에르난데스(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일단 살아남았다.
◆ 2014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 결과 정리
* 아시아
- A조 1위 이란/2위 한국(본선 직행)
- B조 1위 일본/2위 호주(본선 직행)
- 플레이오프 요르단 승리(대륙간 PO행)
* 유럽
- 조 1위 본선 직행(벨기에/이탈리아/독일/네덜란드/스위스/러시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잉글랜드/스페인)
- 조 2위 PO행(크로아티아/스웨덴/루마니아/아이슬란드/포르투갈/그리스/우크라이나/프랑스)
* 남미
- 1위 아르헨티나/2위 콜롬비아/3위 칠레/4위 에콰도르(이상 본선 직행)/5위 우루과이(대륙간 PO행)/6위 베네수엘라/7위 페루/8위 볼리비아/9위 파라과이
* 북중미
- 1위 미국/2위 코스타리카/3위 온두라스(이상 본선 직행)/4위 멕시코(대륙간 PO행)/5위 파나마/6위 자메이카
* 오세아니아
- 1위 뉴질랜드(대륙간 PO행)
* 아프리카
- 플레이오프 진행중(부르키나파소-알제리, 코트디부아르-세네갈, 에티오피아-나이지리아, 튀니지-카메룬, 가나-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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