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연 기자] 확실히 지난 시즌과 다르다. '캡틴' 스티븐 제라드(33)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장면이 현실이 될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이 공격과 수비에서 탈바꿈하며 23년 만에 리그 우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리버풀은 17일(이하 한국 시각)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스완지 시티와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두 골을 넣고 앞서 갔지만, 후반 24분 미추(27·스페인)에게 동점 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개막 이후 4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1무)을 질주하며 순위표 제일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최근 몇 해 중위권에 머물렀던 내림세를 생각한다면 기분 좋은 '반등'이다. 5득점 2실점으로 안정된 전력을 뽐내고 있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인 '풋볼 리그 퍼스트 디비전'에서 18번이나 우승하며 '명가'로서 이름을 날린 리버풀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로 이름이 바뀐 뒤 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자존심에 금이 갔다. 리그 우승은 퍼스트 디비전 시절인 1989~1990시즌이 마지막이다. 최근 4년은 악몽의 시간이었다.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유럽 축구팬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2008~2009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5승11무2패로 2위를 기록한 이후 순위는 계속 떨어졌다. 리버풀은 2009~2010시즌(18승9무11패)에 7위까지 추락하더니 2010~2011시즌(17승7무14패)엔 6위에 그쳤다. 2011~2012시즌(14승10무14패)과 2012~2013시즌(16승13무9패)도 각각 8위와 7위에 머무르며 자존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더는 '중위권'에 머물 수 없다는 각오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제대로 드러났다. 이전과 달리 적극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콜로 투레(32·코트디부아르)를 영입한 것을 신호탄으로 선덜랜드에서 뛰던 사이먼 미그놀렛(25·벨기에)과 스페인 셀타 비고의 이아고 아스파스(26·스페인)을 야심 차게 데려왔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적 시장 종료를 앞두고 첼시에서 빅토르 모제스(23·나이지리아)를 임대했고 마마두 사코(23·프랑스)와 알리 시소코(26·프랑스)까지 데려오며 수비를 든든히 보강했다. 좀처럼 돈을 풀지 않았던 최근 몇 년간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선수 영입은 필요한 부분에 맞게 적재적소에 이뤄졌고 고스란히 전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초반 상승세가 이를 증명한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최근 4년간 주춤했던 모습과 확연히 다르다. 초반 상승 기운은 우승의 꿈을 이루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버풀은 2011~2012시즌 리그컵인 칼링컵(현 캐피털원컵)에서 우승한 이후 무관에 그치고 있다. 정상을 향한 갈증은 어느 팀보다 강하다. 리버풀은 2004~2005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 AC 밀란에서 전반까지 0-3으로 뒤지다 후반 3골을 몰아넣으며 승부차기에서 3-2 극적인 승리로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으켰다. 리버풀 우승 역사에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장면이다. 이제는 '기적'을 추억으로만 안고 가는 게 아닌 현실로 이룰 때가 왔다. 긴 터널을 뚫고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꿈을 실제 현실로 만들었던 리버풀이다. 다시 기적을 이룬다면 또 하나의 역사가 된다.
그간 자존심을 잃을 대로 잃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달라지며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리버풀이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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