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스포츠
[SS의 눈] 브라질이 '브라질'로 돌아왔다!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을 3-0으로 누르고 통산 4번째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축구. / FIFA 홈페이지 캡처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을 3-0으로 누르고 통산 4번째우승을 차지한 브라질 축구. / FIFA 홈페이지 캡처


[김용일 기자] 21세기 들어 '한물갔다'는 오명을 떠안은 브라질 축구가 1년 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서다. 브라질은 1일(한국시각)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프레드(30)의 2골과 네이마르 다 실바(21)의 연속골을 앞세워 스페인을 3-0으로 이겼다.


메이저 대회에서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리는 브라질의 최근 성적표는 그야말로 '꽝'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8강에 그쳤으며 2011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8강에 머물렀다. 호나우두, 히바우두 이후 이렇다 할 공격수 배출에도 애를 먹었다. '펠레의 후계자'로 불리는 네이마르는 '거품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은 모든 갈증을 해결했다. 세계최강이자 점유율 축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페인을 상대로 화려한 개인기와 끈끈한 팀워크로 이겨냈다. 브라질이 '브라질'로 돌아왔다. 반면 A매치 2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던 스페인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알고도 당한 듯했다.

애초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4연패를 예상하는 이가 많았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축구와 컨디션으로 강호다운 면모를 보였다.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에 이어 전무한 메이저대회 4연패가 눈앞에 있었다. 그러나 새 역사는 브라질이 만들었다. 2005년과 2009년 대회에 이어 컨페더레이션스컵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통산 4회 우승이자 3회 연속 우승 모두 브라질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삼바 축구'가 부활할 수 있었던 건 화려한 개인 전술 못지않은 투지와 근성이 똘똘 뭉쳐진 팀워크가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20세기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엔 기술 하나만으로도 세계 축구를 평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유'와 '지배'라는 명목 아래 전술 축구로 변화하는 세계 축구 흐름에 방심한 브라질이었다. FIFA 랭킹 또한 부동의 1위에서 어느새 22위(6월 기준)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철저히 승리에 초점을 맞춘 약속된 움직임과 위기 속에서 발휘된 특유의 개인 전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브라질의 부활을 이끈 이는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을 이끈 스콜라리 감독이 지난해 11월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했을 때만 해도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세대에 역행한다는 질타를 받은 브라질 축구다. 그러나 중원의 압박과 볼 점유율을 중심으로 침투를 중시하는 '스콜라리 철학'은 브라질을 역행이 아닌 진군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콜라리 효과의 출발점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앞두고 치른 프랑스와 친선전 3-0 승리였다. 1992년 이후 21년 만에 프랑스를 이긴 브라질 축구는 신선했다. 오스카와 루카스 모우라 등 젊은 선수들의 공격 전개도 활발했으나 네이마르, 프레드 등 기존 월드클래스로 입증받지 못한 선수들의 화려한 부활도 눈여겨 볼만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한 브라질 공격수 프레드(왼쪽)와 네이마르.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한 브라질 공격수 프레드(왼쪽)와 네이마르.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선 브라질의 조직적인 축구도 빛났으나 무엇보다 '최전방의 고민'을 없앴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떠오르는 기둥' 레안드루 다미앙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프레드와 네이마르의 구실이 컸다. 프레드는 2006 독일 월드컵을 전후로 삼바군단에 중용됐으나 들쭉날쭉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스콜라리 감독 부임 이후 유럽투어 2경기 연속골을 넣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5골을 폭발했다. 2선 공격수와 연계플레이도 합격점이었다.

네아마르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처럼 최전방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측면까지 오가는 구실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터뜨린 4골 모두 감각적인 슈팅으로 '거품 논란'을 잠재웠다.

위기의식을 느낀 브라질 축구가 정신을 제대로 차렸다는 것을 보여준 대회였다. 스페인을 두렵게 만드는 브라질 축구의 힘. 세계 최고의 개인전술을 지닌 팀이 '정신력'까지 가미돼 다 보니 어느새 적이 없는 팀이 되고 있다.

kyi0486@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