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엽 기자] '제발 구단을 떠나라!'
잉글리시 챔피언십(2부 리그) 블랙번 로버스 팬들이 단단히 화났다. 팀이 부진을 거듭하자 평소 마음에 들지 않은 구단주에게 눈덩이를 던지며 사퇴를 강력히 요구했다. 22일(이하 한국시각) 아일랜드의 한 언론은 '블랙번 구단주가 지난 주말 이우드 파크에서 냉담한 응대를 당했다'며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번의 구단주인 인도 벵키스 그룹의 데사이 회장은 이우드 파크로 들어 가는 입구에서 한 팬이 던진 눈덩이에 얼굴을 정확히 맞았다. '우리는 벵키스가 팀을 떠날 것을 원한다'고 외친 팬이 눈덩이를 던졌다. 데사이 회장은 눈덩이가 날아온 방향을 슬쩍 쳐다본 뒤 경호원이 건넨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천천히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기습적으로 자신을 공격한 팬에 대한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인도의 축산 재벌 벵키스는 2010년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경질한 뒤 팬들의 원성을 들어왔다. 외국인 구단주가 갑자기 팀을 맡아 잘 운영되던 팀을 망쳤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실제 지난 시즌 블랙번은 8승 7무 23패(승점 31)의 저조한 성적을 남기며 최종성적 19위로 12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됐고, 올 시즌엔 2부 리그에서 9승 10무 9패(승점 37로)를 기록하며 24개 구단 가운데 14위에 머물고 있다. 팀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17위 울버햄튼 원정에서 1-1로 비긴데 이어 20일 12위 찰튼과 홈경기에서 1-2로 지자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다.
이 소식을 보도한 한 매체는 '블랙번의 충성스러운 팬들은 어쩌면 구단주보다도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을 향해 더 많은 눈덩이를 던지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wannabe25@tf.co.kr
[영상] 블랙번 구단주 데사이 회장 '봉변'(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6-kSgqCKW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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