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재희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한데, 최근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지배하던 양강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메시와 호날두가 침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새로운 막강 도전자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콜롬비아 출신 골잡이 라다멜 팔카오다.
팔카오는 올 시즌 놀라운 득점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현재 리그 득점 3위다. 리그 8경기에서 10골을 뽑아냈다. 메시(13골)와 호날두(11골)를 맹추격 하고 있다. 4번의 PK골(메시 1골, 호날두 4골)이 조금 아쉽지만, 선취골을 4번(메시 2골, 호날두 3골)이나 터뜨리면서 해결사의 모습을 톡톡히 발휘했다. 아틀레티코가 리그에서 잡아낸 22골(이하 11월 1일 현재)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면서 간판스타의 입지를 굳혔다.
올 시즌 팔카오의 존재감은 스페인을 벗어나서도 유효하다. 우선, UEFA 슈퍼컵에서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아틀레티코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콜롬비아 국가대표로서도 팔카오는 '괴물 모드'다. 3경기에 나서 4골을 작렬했다. 그야말로 '크레이지 모드'다.
클럽과 국가대표 경기에서 터뜨린 모든 골을 비교하면, 평균 수치와 연속성에서 팔카오가 메시와 호날두를 능가한다. 팔카오는 리그 8경기 10골, 국가대항전 3경기 4골, 슈퍼컵 1경기 3골로 총 12경기 17골을 기록하고 있다. 메시가 18경기 21골, 호날두가 18경기 19골을 잡아냈으니 평균 골 수치에서 팔카오가 우위를 점한다. 거기에 레반테와의 개막전 침묵 이후 11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할 정도로 꾸준한 모습까지 갖추고 있다. 팔카오가 메시와 호날두에 뒤질 것이 없는 이유다.
# 메시/호날두/팔카오 골 기록 비교(2012~2013시즌 현재)
- 메시 : 리그 9경기 13골/국가대항전 4경기 4골/챔피언스리그 3경기 2골/국내 컵대회 2경기 2골 = 총 18경기 21골
- 호날두 : 리그 9경기 11골/국가대항전 4경기 1골/챔피언스리그 3경기 5골/국내 컵대회 2경기 2골 = 총 18경기 19골
- 팔카오 : 리그 8경기 10골/국가대항전 3경기 4골/UEFA 슈퍼컵 1경기 3골 = 총 12경기 17골
사실, 팔카오는 지난 시즌에도 놀라운 득점력을 자랑했다. 리그에서만 24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3위에 올랐다. 메시(리그 37골)와 호날두(리그 38골)의 만화같은 득점경쟁에 묻혔지만 팔카오의 골 감각도 매우 뛰어났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아틀레티코 입성 전부터 팔카오는 날리던 공격수였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리베르 플라테와 FC 포르투에서도 꾸준히 골을 잡아냈다. 2007~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5시즌 리그 골의 합이 89에 이른다. 한 시즌 평균 17.8골을 터뜨린 셈이다.
# 팔카오 리그 골 기록(2011~2012시즌 포르투에서 아틀레티코로 이적)
- 2007~2008시즌(리베르 플라테) : 27경기 11골
- 2008~2009시즌(리베르 플라테) : 31경기 13골
- 2009~2010시즌(포르투) : 28경기 25골
- 2010~2011시즌(포르투) : 22경기 16골
- 2011~2012시즌(포르투) : 1경기 0골
- 2011~2012시즌(아틀레티코) : 34경기 24골
- 2012~2013시즌(아틀레티코) : 8경기 10골(현재)
메시와 호날두는 '득점의 신'으로 평가 받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골을 만들어낸다. 아직까지 명성에서는 뒤지지만 팔카오 역시 '토털 패키지'로 봐도 무방하다. 확실한 기본기를 보유하고 있고, 날카로운 슈팅력 또한 갖추고 있다. 양 발과 머리를 모두 잘 사용하고, 프리킥 능력 또한 일품이다.
공간 활용 능력에서는 팔카오가 메시와 호날두에 확실히 앞선다. 메시 특유의 근접드리블과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바람같은 스피드를 갖추고 있지 못하지만 팔카오가 득점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공간 지배력'이다. 최전방에서 미드필드 진영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찬스를 엿보고, 상대가 지치거나 방심한 틈을 타서 빈 공간을 침투해 유리한 상황에서 득점을 매조짓는 능력. 볼을 갖지 않고 있는 상황, 즉 '오프 더 볼'에서도 공격수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팔카오의 최대 강점이다.
현재 팔카오의 미친 득점포와 함께 아틀레티코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라 리가 9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8승 1무 무패행진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고, 4위에 랭크되어 있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8점이나 앞서 있다. 팔카오를 중심축으로 하는 공격력이 불을 뿜고 있고, 경기 평균 1실점(총 9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라인도 매우 탄탄하다. 팔카오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아틀레티코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 도전장을 당당히 내밀고 있다.
흔히들 메시와 호날두를 '축구의 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신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 '신계'에 '인간계 최강병기' 팔카오가 겁없이 뛰어들었다. 현재까지는 '인간계 최강' 팔카오의 파워가 '신'들을 충분히 위협하고 남을 정도다. 과연, 팔카오가 시즌 중반과 후반까지도 신들린 듯한 득점포를 계속 가동하면서 메시와 호날두를 긴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kkamanom@media.spro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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