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현 기자] 기대했던 첫 승은 없었다. 하지만 중위권 도약을 향한 희망을 남겼다. '캡틴' 박지성(31)이 이끄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가 강호 첼시를 맞아 첫 무실점 경기로 값진 승점 1을 수확했다.
QPR은 15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각)에 킥오프한 2012~201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 끝에 득점 없이 비겼다. 개막 이후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지만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승점 1을 획득했다.
QPR은 현재 골득실 차(-7)가 보여주듯 수비력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팀이다. 개막전에서 스완지시티에 0-5로 완패한 뒤, 노리치시티(1-1 무)와 맨체스터시티(1-3 패)전에서 잇따라 골을 내주면서 번번이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3전 전승으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강호 첼시를 맞아 무실점 경기를 펼치면서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무엇보다 그간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던 조직력이 눈에 띄게 나아졌다. 주장 박지성을 포함해 공격수 앤디 존슨과 미드필더 에스테반 그라네로, 측면 수비수 주제 보싱와,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 등 주전 선수의 절반 이상으로 구성된 '이적생'들이 서서히 호흡을 맞춰 가면서 전력 상승 효과를 낳았다.
특히 지난 맨체스터시티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던 박지성과 그라네로가 이날 경기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았고, 데뷔전을 치른 세자르 골키퍼는 수 차례 슈퍼 세이브를 뽐내며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박지성), 레알 마드리드(그라네로), 첼시(보싱와), 인터 밀란(세자르) 등 유럽을 대표하는 강팀들로부터 데려온 선수들이 명성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면서, 구단 측이 이적시장에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기대했던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기력이 나아지기 시작한 시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유명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를 모았던 QPR의 성적은 참혹했다. 1무1패로 하위권으로 처진 상황에서 맨체스터시티와 첼시, 토트넘을 차례로 맞이하는 '죽음의 일정'을 맞았다. 리그 첫 승을 노려볼 수 있는 경기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두렵기만 했던 '죽음의 일정'이 도리어 '희망의 시간'으로 변하고 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 우승팀인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후반 초반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며 자신감을 얻었고, '최고 이적생' 에당 아자를 앞세운 첼시의 맹공까지 잘 막아내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시즌 4위에 오른 강호 토트넘은 올시즌 2무1패의 부진 끝에 최근 감독 경질설이 나돌 정도로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QPR의 지금 분위기라면 다음 경기에서 조심스레 승리를 노려볼 만 하다. 원정 부담이 있긴 하지만 토트넘도 21일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경기를 치른 뒤 3일 만에 경기를 소화해야 해 체력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
토트넘전을 넘긴다면 QPR의 향후 일정은 한결 수월하다. 10월 초 웨스트햄과 웨스트브롬위치를 차례로 만난다. 개막전 5골 차 완패 이후 쉽사리 예상할 수 없었던 QPR의 마수걸이승은 의외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약점을 서서히 보완하며 중위권을 향한 발판을 만들어가는 QPR의 상승세는 올시즌 리그 초반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보는 가장 큰 흥밋거리가 될 전망이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