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일 기자] '꿈의 축구제전'으로 불리는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 2012) 개막이 29일 드디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8일~7월 1일(현지시간)까지 동구권에서는 처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뚜렷한 슈퍼스타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유망주와 팀워크로 뭉친 유럽 축구 상위권 16개국이 출전, 우승컵을 놓고 자웅을 겨뤄 세계 축구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죽음의 조' B조에서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포르투갈 가운데 어느 팀이 살아날 것인가도 초미의 관심사다.
4년마다 열리는 유로 대회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강호 들만 없다뿐이지 '작은 월드컵', '제2의 월드컵'으로 불리며 세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열리는 국가 대항전인 만큼 경기마다 수준 높은 기량이 펼쳐지며 국내에서도 마니아그룹이 형성될 정도로 그 관심과 열기는 매우 뜨겁다. 1955년 UEFA(유럽축구연맹)가 주관한 유로피언 네이션 컵(European Nation Cup)이 모체로 1960년 프랑스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1968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정식명칭을 유로피언 풋볼 챔피언십(European Football Championship)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대회 명칭을 유로(Euro)라고 명명했고, 유럽 대륙의 49개국 국가들이 5~6개국씩 9개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본선에는 16개국이 4개조로 편성돼 조별 리그를 치르고 상위 1,2위 팀이 8강 토너먼트를 갖는다.
지난 2008년 스위스·오스트리아 대회까지 총 13차례 열린 유로 대회는 통산 3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차군단' 독일(1972, 1980, 1996)이 역대 최다 우승국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1964, 2008)과 '레블뢰 군단' 프랑스(1984, 2000)가 각각 2회씩 차지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유로 2012에서는 어느 국가가 챔피언의 영광을 맛볼 수 있을까. <더팩트>은 대회 개막 D-100을 기념해 한준희(40) KBS 축구 해설위원과 특별 대담을 가졌다.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 시점에서 국가별 전력 탐색을 통해 조별리그를 미리 전망하기 위해서다. 한 위원의 눈으로 본 조별 전망과 대회 주요 볼거리는 무엇일까.

한 위원은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4년 전 유로 2008은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대회였다"며 "이전에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팀을 예상했을 때 대부분 틀렸다.(웃음) 그런데 당시에는 스페인을 맞혔다. 아무래도 스페인이 그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우승을 예견한 사람이 드물었다. 난 스페인이 모든 것을 털어버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K리그 6강 또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예상한 결과가 적중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위원은 취재진이 이번 대회 우승팀을 예상해달라고 기습 질문하자 당황해하면서도 "독일이 유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근래에 가장 완벽하다. 예선도 무패로 통과했고 평가전까지 잘 치르고 있다. 외질을 축으로 클로제와 고메즈 등 한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 선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이 절정이다. 과거에는 신체조건의 우위를 통해 역습 축구를 했다면 1~2년 사이에 세밀한 패스웍을 바탕으로 점유율 축구로 변신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1위 스페인의 우승 가능성에는 "모든게 정상적이라면 단연 우승 후보 1순위"라면서 "그러나 비야의 부상, 토레스의 장기 부진과 함께 사비까지 올 시즌 부상이 잦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피케 또한 최근 몇 년 중 잔실수가 가장 많을 정도로 좋지 않다. 실바나 요렌테 등 또 다른 자원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독일과 좌웅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대회 주목해야 할 스타에는 "한 선수를 꼽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도를 따졌을 때 이탈리아의 발로텔리다. 왜냐하면 이탈리아는 득점의 70~80% 차지하는 카사노와 데 로시가 부상으로 아웃돼 자칫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모 아니면 도' 성향인 발로텔리가 '모'로 갈 경우 그야말로 대회 최우수 선수까지 거머쥘 만하다"고 말했다. 유망주 중에서는 "제2의 지단을 꿈꾸는 프랑스의 신예 마르뱅 마르탕과 개최국 우크라이나에서 '메시와 호날두'로 불리는 안드리 야르몰렌코와 예브헨 코노플리얀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유로 역사상 최고의 골에 "유로 1996에서 잉글랜드의 폴 개스코인이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넣은 골이다. 당시 잉글랜드라는 축구 종가에서 주최를 했고 100여 년의 라이벌 스코틀랜드와 한판이어서 관심이 뜨거웠다. 개스코인은 왼발로 수비 한 명을 바보로 만들고 오른발로 가볍게 차 넣었다. 과거 브라질의 펠레가 월드컵에서 공을 살짝 띄워 골을 넣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개스코인의 골도 펠레 못지 않은 묘기 중 묘기였다"고 설명했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꼽는 질문에도 "마르코스 세나(비야레알)"라고 답하며 "유로 2008에서 내 예상을 들어맞게 해준 공로자이기 때문"이라고 익살스럽게 말했다.
<글 = 김용일 기자, 사진 = 이효균 기자>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kyi0486@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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