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일 기자] '같은 모습, 다른 느낌?'
뜻 밖이었지만 더할 나위없이 짜릿했다. 국가대표팀 '캡틴 박'이 아닌 빅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캡틴 박'은 또 다른 전율을 느끼게 했다. 24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 2011~2012시즌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박지성은 왼쪽 팔뚝에 주장 완장을 차고 당당히 입장했다.
지난 2005년 10월19일 릴(프랑스)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후반 라이언 긱스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을 때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적은 있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주장에 임명돼 선발 출전한 것은 맨유 입단 후 8시즌 만에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애슐리 영, 루이스 나니 등 쟁쟁한 선수들을 이끌고 '맨유 최고참'으로서 앞장섰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로파리그와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캡틴 박'으로 변신한 것은 팀 내 박지성의 현 입지와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했다.
아약스전에 선발로 출전했던 11명의 선발 선수 중 박지성 보다 맨유에서 오래 뛴 선수는 없었다. 어느 덧 8년 차 '맨유맨'으로 살고 있는 그는 주요 고비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해왔다. 유로파리그 16강 진출 여부를 다퉜던 이날 경기에서 주장으로 나섰다는 것 자체가 퍼거슨 감독의 '신뢰'가 분명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더불어 이날 경기에서도 선제골에 기여하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 '캡틴' 박지성에 대한 평가는 더욱 높이 솟게 됐다.

박지성의 주장 출전은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을 다시한번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매번 아시아 선수들은 유럽 빅 클럽에 진출할 때마다 '유니폼 판매용'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그러나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기초를 닦고, 맨유로 건너온 박지성은 특유의 성실함과 운동 능력으로 최근 맨유에서만 2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어느 누구보다 내실있는 베테랑으로서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아약스전을 계기로 박지성은 향후 주요 고비에서도 더욱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비록 맨유는 2차전에서 1-2로 패해 1,2차전 합계점수 3-2로 쑥쓰럽게 16강에 올랐지만, 박지성 만큼은 주장 완장을 달고 변함 없는 활약을 펼쳐 남은 경기에서도 중용 가능성을 열었다. 더불어 향후 맨유에서 자신의 역할을 보다 폭 넓게 마련했다는 점이 의미있었다.
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의 스토리는 한국을 감동하게 만들었다면, 맨유 주장 박지성의 스토리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세계 속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감동적인 업적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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