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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이재용 부회장 '빨라진' 경영 시계 "미래 먹거리, 직접 챙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 수뇌부와 주말 비상 경영대책회의를 주관하는 등 불확실성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 수뇌부와 주말 비상 경영대책회의를 주관하는 등 불확실성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현장 경영' 국내외 구분 없다 '달라진 리더십'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의 위기관리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최대 실적을 거두며 '나 홀로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 1분기 무려 10분기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 전반에 '경고등'이 켜지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내부 분위기 쇄신에 팔을 걷어 붙였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 수뇌부는 대내외적으로 확산하는 경영 불확실성 대응 플랜 마련을 위해 내부 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경영 수뇌부의 결집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부재 당시에도 진행형이었지만,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복귀 이후 이뤄진 수뇌부 회의의 방식과 진행 과정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1일 치러진 글로벌 경영 점검·대책 회의가 꼽힌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비상 회의을 열고, 회사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신규투자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살피고,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2월 경영 복귀 이후 처음으로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것과 마찬가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까지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며 호황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작년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가격 내림세가 빠른 속도로 확산한 데다가 디스플레이 패널 적자세까지 더해지며 지난 1분기 영업이익 6조2333억 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60%에 달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기남 부회장 역시 소집 배경과 관련해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하고, 동시에 수백 조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사장들도 (위기에) 공감하며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역시 부담이다.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이점 이면에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18%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의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는 고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낙관론도 있다. 정부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공언한 '3년간 180조 원 투자 및 4만 명 채용' 프로젝트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 점검·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왼쪽부터) /삼성전자 블라인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글로벌 경영 점검·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정은승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장(왼쪽부터) /삼성전자 블라인드

특히,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달라진 조직 문화를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평가한다. '수직적 의사전달'에서 국내외를 막론한 '수평적 현장·소통 경영'으로 변화하면서 미래 신성장 사업 분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투자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이 위기 대응 전면에 나서며 정부를 비롯해 글로벌 파트너와 스킨십에 집중한 이후 한동안 맥이 끊겼던 삼성전자의 투자에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3일 미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MD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AMD는 최신 그래픽 설계자산인 RDN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모바일 기기와 응용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그래픽 설계자산을 제공하고, 삼성전자는 라이선스 비용과 로열티를 지불한다.

AMD는 게임, 몰입형 플랫폼 및 데이터 센터를 위한 구성요소인 고성능 컴퓨팅과 그래픽, 시각화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라이선스 체결을 기점으로 그래픽 기술역량을 강화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시장 전반에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모바일AP(프로세서) 분야에서 이뤄진 신규투자는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비(非)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등을 달성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신사업 목표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20년이 훌쩍 넘을 시간 동안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메시지로 회자하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오늘날까지 삼성의 전환 포인트로 꼽히지만, 당시에도 삼성의 의사소통은 수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 체제 전환 이후 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소통 대상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회사 차원의 위기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신규투자 및 M&A 성과가 자취를 감춘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복귀 이후 180도 달라진 행보를 보이는 것 역시 새 리더의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며 "국제무대는 물론 주요 사업장을 순회하며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하는 등 전례 없는 삼성 수장의 행보는 단순한 외적 성과 외에도 임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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