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고층 빌딩' '대기업 회장실이 있는 곳' '사원증을 목에 건 샐러리맨들의 일터'…. 내로라하는 대기업 본사 건물을 떠올릴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사실 '친숙함' 보다 '낯설고, 딱딱하다'는 쪽에 가깝다. 우리 일상과 멀지 않은 곳에, 일주일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의외로 대기업 본사 건물을 방문한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생기는 선입관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실제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 본사 건물은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독특한 외형 디자인부터 내부에 마련된 각종 문화공간까지 다양한 특색을 갖추고 있다. <더팩트>는 개성 있고, 특색 있는 즐길거리와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기업들의 본사 '문턱'을 넘는 시리즈를 통해 기업들이 추구하는 경영 가치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 궁금해? 현대차 양재 사옥으로!
[더팩트 | 서재근·서민지 기자]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이 들어서 있고, 국내 최대 규모의 화훼단지가 조성돼 있어 주말이면 '장보기'와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곳.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는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그룹) 사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본사 사옥이 '쌍둥이 빌딩' 형태로 구성된 곳은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유일한데요. 현대차그룹 본사는 애초 서관 건물 한 동이 전부였지만, 그룹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 2006년 서관과 같은 지하 3층, 지상 21층 규모의 동관 건물을 새로 지었고, 현재 쌍둥이 빌딩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동관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서관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현대제철 등 다수 계열사가 곳곳에 입주해 있죠.
10여 년 동안 양재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 온 현대차그룹 본사 건물 외형은 사실 '쌍둥이 빌딩'이라는 것 외에는 도심 속 오피스 건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평범한 외형에 '특별함'을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건물 내부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는데요. 바로 1층 로비에 '도심 속 작은 전시장'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죠. 현대차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기아차에서 출시한 신차 5~6대가 전시돼 있습니다. 자동차그룹의 특성이 잘 묻어나는 공간인데요.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 년 새 고양시와 하남시에 조성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강남의 '제네시스 강남'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그룹 각 브랜드 전용 전시관을 조성하는 등 소비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 모두가 애초부터 전시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본사에 마련된 전시 공간과 규모는 물론 볼거리, 즐길 거리 등에서 직접 비교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현대차그룹 모든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를 한 곳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양재 사옥 전시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나 신차 구매를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는 맞춤형 공간일 수 있겠죠. 실제로 현재 이곳에는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 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쏘울 부스터', 플래그십 세단 '더 K9' 등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신차가 전시돼 있습니다. 본사 1층에 전시된 자동차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현대기아차의 자부심이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전략형 모델이기도 하죠.
특히, 일반 대리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한정판' 모델도 양재 사옥에서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1층 로비 전시 공간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마블 캐릭터를 적용한 양산차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이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차량 정보를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점인데요. 물론 전시 공간 중앙에 세 브랜드에서 출시한 다양한 신차들의 팸플릿이 구비돼 있기는 합니다. 로비에 비치돼 있는 '스마트 뷰(Smatr View)'를 이용하면 차량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구매·시승 문의를 할 수 있는 인근 현대기아차 대리점 연락처도 물론 안내돼 있죠.
'혼자 자유롭게 자동차를 둘러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소 자동차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자동차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양재 사옥 1층 전시장은 본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공간이라고 합니다. 바쁜 업무 속에서 쉽게 신차를 살펴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인데요. 물론 일반인들도 자유 관람이 가능하죠. 최근까지 대리점 소속 영업사원이 본사에 나와 있었지만, 이곳에서 실제 판매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아 현재는 차량 전시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는데요. 국내 대기업 본사 건물은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보안이 철저한 편입니다. 현대차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본사 입구에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무작위로 방문 출처를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보안을 위한 하나의 절차일 뿐입니다. 당황할 필요 없이 "은행 업무를 보러 왔다" "자동차를 구경하기 위해 왔다" 이렇게 방문 목적만 얘기하면 됩니다.
그리고 1층 본관에 들어서면 데스크 뒤편에 '방문 도움센터'가 마련돼 있는데요. 이곳은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 등 업무 목적으로 본사를 방문한 사람들을 상대로 방문 신청 접수 및 임시 방문증 발급 등의 업무를 하는 곳입니다. 1층에 마련된 전시공간, 커피숍과 은행, 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사용할 때는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본사 건물 1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 관해 "양재 사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물론 본사를 찾는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현대차그룹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새 모델을 소개하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다"며 "'전시·관람'을 목적으로 구성된 공간은 아니지만, '열린 공간'으로서 누구든지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이 집약된 새 모델의 내·외관을 자유롭게 살펴볼 수 있도록 출입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들이 더 가까이에서 현대차그룹 브랜드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확대, 글로벌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양재 사옥 본사에 마련된 전시 공간을 살펴봤습니다. 대기업 본사라는 곳이 수백여 명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일터라는 사실은 변함없겠지만, 의외로 많은 곳에서 '열린 공간'을 마련해 일반 시민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공간·시설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대기업 본사의 '숨은 매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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