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불도 도난 뒤 2016년에 환수…조계산 불교문화 위상 재조명

[더팩트 l 순천=김영신 기자] 전남광주 순천시 송광사의 '오십삼불회도'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조선 후기 대표 화승 의겸과 제자들이 제작한 불화로, 당시 불교 신앙과 회화 양식, 제작 체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순천시는 송광사 오십삼불회도가 26일 국가유산청에 의해 보물로 지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지정 대상은 1725년 송광사 불조전(당시 오십전)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불화 7폭과 복장유물 17건 31점이다.
오십삼불회도는 53불의 이름을 부르고 예배하면 여러 생에 걸쳐 부처를 만나고 죄업을 소멸할 수 있다는 오십삼불 신앙을 담은 불화다. '관약왕약상이보살경'을 근거로 조성됐으며, 중앙의 칠불도 1폭을 중심으로 구불도 2폭, 십삼불도 2폭, 오불도 2폭이 좌우에 배치된 구성이 특징이다.
불화와 함께 봉안된 후령통 등 복장유물도 전해져 제작 시기와 봉안 장소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불화에 각 부처의 이름이 직접 기록돼 있어 도상과 신앙 체계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불화 조성 경위와 참여자 등을 기록한 회향발원문에는 18세기 전남 지역에서 활동한 화승 의겸과 제자들의 이름이 담겼다. 이를 통해 당시 의겸 화파의 활동과 불교 회화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불화에 나타난 엄정한 얼굴 표현과 균형 잡힌 신체, 정교한 필치 역시 의겸 화파의 특징을 보여준다.
의겸과 제자들은 1724~1725년 송광사에서 여러 불화를 제작했다. 같은 시기 조성된 작품 가운데는 국보인 송광사 영산전 영산회상도와 보물인 송광사 응진당 석가모니후불탱 등이 있다. 이번 지정으로 송광사가 간직한 조선 후기 불교미술 유산의 학술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게 됐다.
오십삼불회도는 보존 과정에서도 특별한 이력을 지닌다. 7폭 가운데 오불도 2폭은 1970년대 초 송광사 불조전 수리 과정에서 도난당했다가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돼 있던 것을 2016년 환수했다. 나머지 한 폭도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받아 관리하다 현재 송광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순천시는 이번 보물 지정을 계기로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관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송광사 오십삼불회도는 선암사 오십삼불도와 함께 조계산이 조선 후기 오십삼불 신앙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며 "지역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국가유산으로 지정·보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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