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산=손연우 기자] 320m 떨어진 두 숲이 광합성으로 흡수하는 탄소량의 차이를 구분하고 하루별 변화까지 살필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20일 UNIST에 따르면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은 서로 다른 위성 관측자료를 결합해 가로·세로 30m 격자의 일별 탄소 흡수량 지도를 만드는 '유니크'(UNIQUE)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국내 태화산의 낙엽활엽수림과 상록침엽수림을 대상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두 숲의 지상 관측소는 약 320m 떨어져 있어 기존 500m 단위 자료에서는 탄소 흡수량이 거의 같은 흐름으로 나타났다.
유니크를 적용한 결과에서는 숲의 종류에 따른 계절별 변화가 지상 관측값에 가깝게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에서도 농경지와 산림이 뒤섞인 지역의 탄소 흡수량 차이를 구역별로 구분했다.
핵심은 지표면을 자세히 관측하는 위성자료와 넓은 지역을 자주 관측하는 자료의 결합이다. 연구팀은 30m 단위로 지표면을 관측하는 랜드샛(Landsat)과 500m 단위의 일별 자료를 제공하는 모디스(MODIS) 관측센서를 활용했다.
랜드샛은 숲과 농경지 등 작은 구역의 차이를 세밀하게 구분할 수 있지만 단일 위성 기준으로 같은 지역을 다시 관측하는 데 16일이 걸린다. 모디스는 공간 구분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하루별 변화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유니크는 두 자료로 탄소 흡수량 지도를 각각 만든 뒤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AI 모델 '유스케일러'(U-SCALER)로 결합한다. 식물이 반사하는 빛의 정보로 생육 상태를 파악하고 햇빛의 세기와 기온, 수분 상태 등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함께 반영한다.
연구팀은 북반구 300여 개 관측 지점의 자료로 위성별 추정 모델을 구축했다. 두 지도를 결합한 뒤에는 생성형 AI인 확산모델로 세부 공간 분포를 보정하도록 했다. 구름 등으로 관측자료가 비어 있는 곳은 전후 날짜의 자료와 학습한 관계를 바탕으로 추정한다.
정확도 검증에서도 기존 자료와 기법보다 오차가 줄었다. 위성별 탄소 흡수량 추정 모델의 오차는 기존 전 지구 탄소 흡수량 자료보다 13~28% 낮았다.
두 지도를 결합한 최종 결과를 30개 지상 관측소의 관측값과 비교한 평균제곱근오차(RMSE)는 하루 1㎡당 탄소 2.60g으로, 기존 영상융합 기법인 ESTARFM보다 약 8% 낮았다. RMSE는 추정값이 실제 관측값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나타내며 값이 작을수록 오차가 적다.
식물의 탄소 흡수량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 기후변화와 가뭄, 산불, 토지이용 변화 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 그동안 지상 관측은 범위가 제한되고 위성 관측은 관측 주기나 구름 때문에 자료가 비는 경우가 있어 세밀하고 연속적인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로 관측 공백을 줄여 산림·농경지의 탄소 흡수 변화와 기후재난의 영향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 녹지의 광합성 활동을 분석하거나 다른 위성자료와 탄소 관련 변수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기술의 추정 대상은 식물이 광합성으로 흡수한 탄소의 전체 양인 총일차생산량(GPP)이다. 식물과 토양의 호흡으로 다시 배출되는 탄소를 빼기 전의 값으로, 산림이나 농지에 최종적으로 남는 탄소량과는 차이가 있다.
임정호 교수는 "이번 기술은 다양한 위성과 탄소 관련 변수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 산림·농경지 관리와 기후재난의 생태계 영향 평가, 탄소중립 정책을 위한 정밀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방법론은 최적화를 거쳐 지역 맞춤형 탄소정보 플랫폼 '코리아 카본 프로젝트'의 육상 탄소흡수 진단 부문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는 손보경·성태준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서울대와 부산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진이 함께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28일 국제 학술지 '리모트 센싱 오브 인바이론먼트'(Remote Sensing of Environment)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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