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l 전남광주=김영신 기자]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광복 81주년을 맞아 106년 전 봉오동전투를 재현하는 시민 참여형 행사가 열렸다.
고려인동포와 지역주민, 학생, 관광객 등 500여 명이 물총과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서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16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15일 법무부 지정 동포체류지원센터, 전남광주시 광산구는 월곡동 고려인마을 일원에서 '역사를 이어가는 고려인마을'을 주제로 봉오동전투 재현 행사와 역사문화 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 차용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공병철 광산구의회 의장,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를 비롯해 고려인동포와 지역주민, 학생, 관광객 등이 참석했다. 차 본부장은 행사장을 찾아 독립유공자 후손 고려인동포들을 격려하고 동포 정착 지원 현장도 살폈다.
월곡 고려인문화관에서 시작해 고려인마을 일대를 거쳐 홍범도공원까지 이어지는 거리 퍼포먼스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이 독립군과 일본군으로 나뉘어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 등이 이끈 독립군의 봉오동전투 승리를 물총 시가전으로 재현했다.
독립군 역할을 맡은 참가자들은 우비와 태극기, 태극 문양 우산 등을 갖추고 거리로 나섰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고려인동포와 지역주민까지 다양한 세대가 행진에 참여하면서 행사장 곳곳에서 ‘대한독립 만세’ 등의 함성이 이어졌다.
일본군 역할 참가자들이 길목을 막아서자 독립군 참가자들이 물총을 쏘며 맞서는 장면도 펼쳐졌다. 시민과 관광객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에 동참했다.
특히 고려인동포들에게 익숙한 '코레아 우라'라는 함성도 울려 퍼지며 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 정신과 조국에 대한 염원을 되새겼다.
행진의 마지막 장소인 홍범도공원에서는 대형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물총을 쏘아 박을 터뜨리자 '대한독립만세', '불멸의 영웅 홍범도 장군'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며 현장에 만세 함성이 이어졌다.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대성여고와 경신여고 학생들은 독립군 역할을 맡아 행진과 봉오동전투 재현에 직접 참여했다.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독립운동 역사를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이번 행사가 미래세대를 위한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고려인마을 주민관광청은 행사장에 안내·체험 부스를 마련하고 고려인마을의 형성과정과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고려인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소개했다.
주민 해설사들은 방문객들에게 마을의 역사문화 공간과 관광정보를 안내하며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역사문화관광의 의미를 더했다.
기념 공연도 이어졌다.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과 청소년오케스트라가 독립운동과 민족정신을 기리는 노래를 선보였으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삶을 담은 공연과 전통 검무 등이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와 지자체, 지역 사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법무부에서는 차용호 본부장을 비롯해 임은진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 김세진 동포체류과장 등이 참석해 고려인동포들과 광복의 의미를 함께했다.
차 본부장은 이날 고려인마을을 독립운동의 역사와 고려인동포의 국내 정착 과정이 함께 남아 있는 공간으로 평가하고, 동포들이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병규 광산구청장과 공병철 광산구의회 의장 등 지역 사회 인사들도 행사에 참석해 고려인동포들과 지역 주민의 상생과 공동체 발전을 강조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고 그 정신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광복절 행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며 "고려인 청소년과 지역 학생, 시민들이 항일독립운동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여행 유튜버 '홍고고' 안재홍 씨도 행사장을 찾아 봉오동전투 재현행사와 고려인마을의 역사문화 현장을 촬영했다. 고려인동포들이 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모습과 지역 주민, 학생, 관광객이 함께한 현장을 콘텐츠로 제작해 국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려인동포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하는 국내 대표적인 고려인동포 정착마을이다. 고려인마을은 2023년부터 광복절을 맞아 홍범도 장군과 봉오동전투를 주제로 시민 참여형 재현행사를 이어오며 고려인 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 역사를 알리고 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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