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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별빛 아래 누운 700여 명…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 성황
시원한 지리산 바람·영화음악 어우러진 여름밤
관객 기부금 500만 원 지역 장애인단체에 전달


8일 오후 화엄원 특설무대에서 '2026 제6회 지리산대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구례군
8일 오후 화엄원 특설무대에서 '2026 제6회 지리산대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구례군

[더팩트 l 구례=김영신 기자] 한여름 밤, 지리산의 바람이 불어오는 천년고찰 화엄사에 모기장이 하나둘 펼쳐졌다. 별빛이 내려앉은 무대 앞에 가족과 연인, 학생,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았고, 음악이 시작되자 화엄사의 여름밤은 하나의 공연장이 됐다.

10일 지리산대화엄사에 따르면 '2026 제6회 지리산대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지난 8일 오후 화엄원 특설무대에서 700여 명의 관객과 함께 열렸다.

'별빛에 눕다, 바람에 스며들다'를 주제로 한 이번 음악회는 실내 공연장과는 다른 특별한 풍경을 만들었다. 모기장 객석에 누워 지리산의 바람을 맞으며 별빛과 반딧불을 바라보고, 익숙한 영화음악과 뮤지컬 넘버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모기장영화음악회는 사전예약 시작 20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공연장에는 어린이와 청소년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과 연인, 지역 주민, 방학을 맞은 학생, 관광객 등이 한자리에 모여 한여름 밤의 공연을 즐겼다.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뮤지컬계의 신사'로 불리는 이건명 배우가 진행을 맡았고, 뮤지컬 배우 리사와 김신의, 백주연, 최지이 등이 출연했다.

김주연 음악감독이 음악을 맡은 공연은 약 100분 동안 이어졌다. 오프닝 영상으로 문을 연 무대는 출연진의 개별 공연과 듀엣, 합동 무대, 디즈니 스페셜, 피날레 합창으로 이어지며 한 편의 이야기처럼 구성됐다.

배우들의 노래에는 각각 다른 이야기가 담겼다. 리사는 생명과 사랑, 희망을 노래했고, 김신의는 사랑과 기억, 삶의 희로애락을 무대에 올렸다. 백주연은 다시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며, 최지이는 화엄사의 숲과 반딧불, 별빛, 지리산의 바람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로 전 출연진이 '붉은 노을'을 함께 부르자 관객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대화엄사 모기장영화음악회의 또 다른 특징은 음악회가 지역 사회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올해 행사는 자유의사에 따른 기부형 입장료로 운영됐다. 관객들이 낸 1만 원의 입장료를 모아 마련한 행복나눔기금 500만 원은 한국농아인협회 구례군지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구례군지회에 각각 250만 원씩 전달됐다.

공연을 보기 위해 낸 작은 마음이 지역의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이어졌다.

이날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에는 장길선 구례군수도 참석했다. 화엄사 신도회장을 지낸 장 군수는 "화엄사가 지역 사회와 함께해 온 시간을 가까이에서 지켜봐 왔다"며 "첫 공식 행사에서 문화공연의 감동이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으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장 군수는 이어 "모기장영화음악회는 구례의 자연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별한 여름 문화공연"이라며 "지리산과 화엄사가 가진 자연·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기획한 성기홍 화엄사 홍보기획위원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가족과 연인, 학생, 어르신 등 다양한 세대가 공연장을 찾아왔다"며 "화엄사의 문화행사가 세대를 잇고 지역과 함께하는 열린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고 말했다.

우석 화엄사 주지 스님은 "모기장영화음악회가 즐거운 공연으로 기억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이웃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나눔으로 이어져 뜻깊다"며 "지리산의 자연과 화엄원의 공간, 음악과 예술, 지역사회 나눔을 하나로 연결해 매년 더 따뜻하고 품격 있는 여름 문화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천년고찰 화엄사의 여름밤은 그렇게 음악과 별빛, 바람과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은 모기장 안에 누워 음악을 듣고, 서로의 노래에 박수를 보내며 특별한 여름밤의 한 장면을 만들었다.

화엄사는 앞으로도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와 야간 개방 프로그램, 화야몽, 요가대회, 라인댄스대회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사찰과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기장영화음악회 역시 지리산의 자연과 화엄사의 공간을 무대로 한 여름 문화행사로 매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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