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자율주행차가 사물의 형태뿐 아니라 재질까지 구분하고 DNA와 단백질 등 생체 분자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근적외선 광검출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UNIST 화학과 김봉수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 오준학 교수 연구팀은 키랄 유기반도체 박막을 수직형 트랜지스터 구조에 적용한 근적외선 원편광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원편광은 빛이 진행하면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나선형 회전하는 빛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광검출기는 좌원편광과 우원편광을 구분해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발생하는 전류 차이를 읽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활용하면 자율주행차 센서의 물체 인식 성능을 높이고 바이오이미징 분야에서 DNA와 단백질 등 생체 분자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번 광검출기는 850나노미터 근적외선 영역에서 원편광 구분 성능을 나타내는 광전류 비대칭 지수 0.1을 기록했다. 미세한 빛을 잡음과 구별하는 비검출도는 4.9×10¹¹ 존스, 외부양자효율은 최대 909%, 응답 속도는 600마이크로초 이내로 기존 근적외선 원편광 검출기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성능 향상의 핵심은 키랄 유기반도체 박막의 열처리 기술이다. 연구팀은 분자 말단에 불소가 결합한 키랄 박막을 250℃에서 열처리해 분자 배열을 단결정 수준으로 규칙화했다. 그 결과 원편광 흡수 선택성은 열처리 전 약 0.03에서 약 0.1로 3배 이상 향상됐고, 박막이 흡수·검출하는 원편광의 방향도 반대로 바뀌는 현상을 확인했다. 반면 분자 말단에 염소가 결합한 박막은 구조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원편광 선택성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박막을 수직형 트랜지스터 구조에 적용해 좌·우 원편광의 흡수 차이로 발생하는 미세한 전류를 효과적으로 증폭했다. 수직형 트랜지스터는 전하 이동 거리가 짧고 분자가 쌓인 방향과 전류 흐름이 일치해 빛으로 생성된 전하를 빠르게 모으는 장점이 있다.
공동 연구팀 측은 "분자 말단 원자의 종류와 열처리 온도가 박막의 분자 배열과 원편광 선택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고성능 키랄 광전자소자 제작을 위한 박막 후처리 기준을 제시했다"며 "자율주행용 근적외선 센서와 바이오이미징 등 편광 정보를 활용하는 다양한 광전자 기술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달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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