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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렬 교수의 제왕학] 오세훈 서울시장, 잠룡인가? 현룡인가?

“망국적 포퓰리즘”, “대권 위한 프레임 구축” 서울시 의회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안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의 거친 몸싸움을 촉발하면서 통과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권을 위한 프레임 구축이 거론되면서 포퓰리즘 논쟁이 다시 뜨겁다. 무상급식 문제가 ‘세금급식’으로 규정되고, 서울시 의회 통과에 대한 저항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휴가를 빌미로 태업을 시작했다.


"살아 돌아왔습니다." 야권에 포박당한 외로운 서울시장의 예견된 운명


특히 오 시장이 민주당이 지배하는 서울시 의회 의원들의 행태를 “망국적 포퓰리즘” 이라고 비난, 무상급식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는 논리를 펴며 TV토론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기본적으로 무상급식 처럼 소득과 상관없이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건 무차별적 복지”라며 “이런 식으로 확장을 하면 증세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곽노현 교육감은 “교육감이 대선겨냥 행보에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며 무상급식 관련 공개토론회를 거절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이 차기 대권의 핵심 아젠다인 복지 문제와 결부되면서 핫 잇슈로 부상하고 있다. 다시 한번 무상급식이 부자급식으로 반박되면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야기된 포퓰리즘 논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포퓰리즘이 무엇인가? 대중영합주의, 혹은 인기영합 주의... 정책을 결정하거나 우선 순위를 결정할 때 당장 표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것부터 하자는 것 아니겠는가? 왜 무상급식이라는 좋은 정책이 이렇듯 ‘한다, 못한다’는 찬반논쟁으로 뜨거운 인신 공격에 가깝게 날선 공방으로 가고 있는 걸까?


오시장은 지난 선거 당시 스스로 '패배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할 만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20% 가량 앞서는 여유있는 선두로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을거란 예상을 뒤엎고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의 첫 재선 시장에 당선됐다. 자정 무렵까지만 해도, 각종 언론사의 카메라기자들은 '패배자 오세훈'을 담겠다며 선거 캠프를 찾은 오세훈 시장을 향해 연신 플래시를 터뜨렸을 정도였다.


오 시장 캠프에서는 새벽 5시 반쯤 승리를 확신했다는데 25곳의 자치구 가운데 21곳의 구청장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약체 후보였던 한명숙 덕분에 당선되어 오시장은 '오세훈 개인'을 보고 뽑았다는 말이 설득력을 가졌다.


"살아 돌아왔습니다."라는 당선 소감대로 초 박빙의 승부끝에 선거개표 후반에 쏟아진 서울 강남 3구의 몰표로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간신히 얻은 승리였다는 점에서 선거 후 스스로 언론을 통해 사실상 패배한 승리라고 애매모호한 소감을 밝혔듯이 오세훈 당선자의 입장에서는 썩 개운찮은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특히 4기와는 달리 '여소야대(시의회도 106석 가운데 79석을 민주당이 차지)'의 자치구와 시의회, 진보성향의 교육감과 일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민선 5기에 접어든 오시장에 거는 기대와 걱정이 엇갈렸다.


이렇듯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은 압도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한참이나 비웃듯 겨우 강남권 몰표로 당선되었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재선은 여유로운 일방적 게임이 아니었고 20여개 구청장과 3분의 2가 넘는 의석을 야권에 내주고 마치 포박당한 외로운 서울시장일 수 밖에 없었다. 그의 험난함은 이미 예고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화해의 몸짓도 잠시, 실력행사(?)에 들어간 예견된 서울시 의회 움직임에 오 시장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이다.


당선 뒤 오 시장은 수차례 "이번 임기를 마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시장 임기가 2014년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오 시장은 2012년 대권 도전보다 '첫 재선 서울시장'의 임기를 마치고 8년간의 성공적인 서울시장 경력을 바탕으로 '차차기'에 도전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잠룡(潛龍)으로만 머물기에는 그의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오세훈 법’, 여권 인사들 없는 오 시장의 독보적 '브랜드'


오세훈 그는 누구인가? 그의 사이트에 올라있는 이력이다.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예일대 로스쿨에서 VISITING SCHOLAR로 잠시 지냈다.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후 변호사로 일하면서 대기업을 상대로 한 아파트 일조권 소송을 맡아 승소했다. 헌법상의 환경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인정받는 최초의 사례이다. 그 후 환경운동 연합에서 활동했다.


16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오세훈 법’으로 불리는 정치개혁입법을 완성했다. 그 뒤 한나라당 내 5공 인사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자신도 깨끗하게 물러났다.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창의와 디자인을 시정에 도입해 회색도시 서울을 매력적인 도시로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도시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매진했다. 『뉴욕 타임스』의 ‘이제 도쿄는 잊어라! 이제 디자인 애호가들이 서울로 모여든다!’는 평가처럼 지금 세계는 서울의 혁신적인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재임 중 대외적으로는 도시경쟁력, 금융경쟁력, 관광경쟁력, 디자인경쟁력 등의 국제 순위를 기록적으로 끌어 올렸다.


대내적으로는 사상 최고의 민원행정서비스 만족도, 역대 최대의 일자리 창출, 서울시 사상 최초의 청렴도 1위, 역대 최고의 대기질 개선 등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그의 꿈은 서울을 명실상부 글로벌 톱TOP 10의 선진 도시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불가능이 없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가끔은 변호사도 울고 싶다』『미국 민사재판의 허와 실』『우리는 실패에서 성공을 본다(공저)』『시프트』등이 있다. 잠룡으로서 대붕도남(大鵬圖南)의 꿈을 키우는 이력이 읽힌다. 그의 정치이력을 살펴보면 타이밍의 귀재(鬼才)임이 드러난다. 이슈를 만들고 이미지를 어떻게 펼쳐나가야 하는지 아는 정치인이다. 정치역정에서보면 그의 정치인생 시작부터 예정된 시나리오가 작성된 시퀀스에 따라 진행된 느낌이다.


그는 방송에 데뷔하면서 탁월한 진행능력으로 성과를 올렸다. 그의 대선가도는 현대 정치가 요구하는 미디어 화술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뭘해도 믿음직할것 같은 몸짓과 신뢰감 가는 귀공자 타입의 잘생긴 얼굴이 강남권에 어울릴만한 인물임에 분명하다. 우리가 연예인을 만날 때 그의 역할과 배역을 중심으로 그럴 것이라는 환상을 스스로 발굴하여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인기를 오래도록 간직하지 않는다. 새로운 스타는 늘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호는 늘 변하기 마련이고 이제는 스타덤의 시대가 아니고 팬덤{사전적 의미는 스포츠 영화 등의 팬 전체로 연예계나 스포츠계의 팬 집단을 일컫는 말. 흔한 말로 '오빠부대', 좀더 세련된 표현으로는 '워너비(Wanna Be)' 혹은 '그루피(Groupie)'가 있다}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방에 가는 연예인이 많은 것은 늘 반대편에 서 있는 경쟁자도 그러하거니와 중압감과 대중적 이미지와 실체적 이미지의 괴리가 스스로를 못견디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여줬던 신뢰감 있는 잘 생긴 방송 진행자에서 국회의원이 되어 정풍운동 등을 주도하면서 지금의 정치자금법, 소위 오세훈법을 만든 뒤 칩거하다 다시 서울시장으로 입성에 성공한 것은 탁월한 이미지 빌더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시장이 된 그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듯 서울을 온통 뜯어 고치고 있다. ‘디자인=상품’이란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도시도 디자인이다’는 컨셉으로 서울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디자인의 영역이 확장되는 시대적 트렌드를 간취(看取)한 그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를 도시디자인의 재창조에 결부시키고 ‘마음을 움직이고 삶을 바꾸는 좋은 디자인’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할리우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재단 ‘Make It Right’의 핑크 프로젝트 사업(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황폐해진 뉴올리언스의 한 지역을 복구하는 사업)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5월 광장’ ‘카바나빌딩’ ‘토르토니 카페’ ‘카미니토 거리’ 등으로 2005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 꼽힌 것 등을 참고 삼아 도시공간이 갖는 가치와 활용에 관심을 갖고 도시 디자인에 공을 들여온 노력이 읽힌다.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정책연구원은 서울의 지속적인 디자인정책 추진으로 서울 브랜드 가치가 8900억원 상승됐다고 발표했다. 연구원은 서울의 도시브랜드 자산가치는 409조9472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2조4381억원 상승했다고 전했다. 22조여원 가운데 세계디자인수도가 4% 기여를 했다는 것이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브랜드 자산가치’는 추가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3년간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을 말한다.


또 연구원이 해외 거주 외국인 318명을 상대로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디자인 수도 지정에 따라 서울에 대한 선호도가 25% 상승했으며 서울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26%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며 세금급식이라면서 디자인 서울, 플로팅 아일랜드, 한강 르네상스, 아리수 홍보 등 망국적 레저, 세금 레저에 대해서도 자아비판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종로 한 가운데 섬처럼 조성된 광화문 광장은 휴식도 사색도 불가능한 개념없는 광장으로 애국심도 역사의식도 없는 졸작이라는 조갑제씨의 혹평처럼 서울디자인의 폐해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무려 475억원을 들여 콩크리트를 쳐바른 공사는 홍수로 ‘광화문 호수’를 만들고, 은행나무의 추억을 뽑아버렸으며, 만성 교통체증으로 택시기사들의 터져나오는 불평은 모두 오시장의 부메랑이되고 있다. 하이서울은 또 무엇인가? 영문투성이의 컨셉 없는 구호들이 난무하면서 오시장은 일을 많이 하면서 공을 얻지 못하는 그야말로 노이무공(勞而無功)이 되고 있다. 옛 것을 없앤다고 모두 근대화되는 것은 아니다. 박정희시대의 개발신화가 기계적 서구화가 되면서 우리 전통문화와 문화재들이 얼마나 멸실되었는가?


유권자 희망연대는 이명박 - 오세훈 시장 재임기간 동안 빚더미에 올랐다고 전했다.(시사보고서 2010/04/21)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가든파이브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집중하면서 오세훈 시장 재임 동안 부채가 증가했다”며 “특히 이명박·오세훈 시장 집권 8년 동안 서울시 부채는 투자·출연기관을 포함할 경우 3배 이상 늘었다.”


보고서 및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 부채는 본청의 경우 2008년 1조8535억원이 발생했으며 2009년 3조1036억원, 2010년 4조2071억원의 부채가 예상된다. 산하 기관의 부채도 지난해 16조원 이상 늘어 2009년 서울시 전체 부채는 19조원이 넘는다. 특히 산하기관 중 SH공사의 부채는 2005년 2조5000억원에서 2009년 12조원 이상으로 5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 부채는 2001년 6조3017억원에서 2009년 3배가량 늘었다.


유권자희망연대는 “서울시는 임대주택 등의 필수불가결한 부채가 포함돼 부채가 늘었다고 주장하지만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임대주택은 거의 늘지 않았다”며 “이는 곧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가든파이브, 2006년부터 5년간 6300억원이 투입되는 한강르네상스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4년간 홍보예산으로 1100억원을, 지난해에는 ‘디자인 서울’ 명목으로 1010억원을 쓰는 등 전시행정과 이미지 시정에 혈세를 쏟아부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아 건설사업 중심으로 확대 재정을 했다”며 “시의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2.8%이며, 올해 9800억원의 차입금을 포함하더라도 20.9%로 예상되는 등 행안부 기준(30% 이하) 및 타 시·도 부채비율에 비해 건전한 편”이라고 밝혔다.



“대권에 도전할 생각 있다, 없다?”


아직 대권 레이스가 가동되진 않았지만 방송을 통한 인지도가 높았던 젊은 정치인으로 서울시장 연임 등 행정에 밝은 한나라당에 걸맞는 차기 대선 후보로 조기 소환된 '오세훈 일병' 은 차기 도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수도권 친이계들은 그의 대선참여에 변죽을 울리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나와야 하는데, 현재 한나라당의 상황으로 보면 그의 대선 후보 경선 승리가 쉽게 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선 한나라당에는 막강한 박근혜 전 대표가 포진하고 있으며, 그 뒤를 오세훈 시장이 있다고 해도 바로 밑에는 김문수 지사가 또 틈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몽준 의원 등 다양한 인물들이 한나라당에서 대선 후보로 나서고 있다. 오시장의 대선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이 한나라당부터 시작되었다. 한나라당은 당 출신 시도지사의 최고위원회의와 의원 총회 등 당 중요 회의 참석이 가능하도록, 현행 특임장관으로 한정되어 있는 당헌 제8조를 확대하는 당헌 개정안을 고쳐 오시장의 활동영역을 넓혀줬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오시장 스스로 지난 지방선거때부터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며 정치감각적으로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의 서울시장 재임을 알맹이 없는 허구적 이미지로 보는 시각이 있다. 그의 예산 쓰임에 대한 이미지가 그것이다. 디자인 서울이라는 컨셉트는 서울을 리디자인하는 하드웨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지금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복지라는 컨셉트를 채우기 보다는 그의 머릿속은 근사한 서울시 디자인에 올인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이번 망국적 포퓰리즘 논쟁이 그의 대선행보에 하나의 분수령이 되고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미지를 극복하거나 그 이미지가 정당했음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거기에 교육이라는 문제를 복지라는 것으로 융합(컨버전스)하는 교육감에게 그는 날선 대립각으로 치닫으며 이번 논쟁을 중요한 정치적 이미지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이것을 시시비비로 삼는 것이 아니고...누가 이것을 발의해서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무상급식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그는 밝혀야 할 것이다. 대세에 밀려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지란 변신을 하게 되면 그 생명력이 더 길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대권 위한 프레임 구축인가”


오시장은 “사실 그동안 저는 시의회와 어떻게 해서든 많이 만나고 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고 고백했지만 절대 다수를 차지한 의회 구조상 그의 선택은 한계가 있다. “저는 소란스럽게 일하면서 시민들 불안하게 만드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합니다. 체질적으로 호전적이지도 못하구요. 그래서 저는 민선5기 들어서면서부터 가능한한 자세를 낮추고 시의회와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를 말하면서 서로 같은 의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불치이치 무위지치(不治而治 無爲之治 : 일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히 일하는 것)'이라고 써놨듯이 그것이 훌륭한 행정이라는 사실은 공감이 간다. 산사에서 노스님에게 오시장이 들었다는 "일은 되도록 돼있는 만큼 되는 거다. 혼자 애쓰지 마라."는 말은 난극당치(亂極當治)가 아니겠는가?


“세상사라는 게 발버둥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될 일이 안되지도 않는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밤새 고통스럽게 고민한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고는 위로를 건네신 겁니다. 그래도 어떻게 이 상황에서 발버둥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서 무너지면 서울시가, 대한민국이 무너지는데 말입니다.“ 한껏 어지러지면 스스로 다스려진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그러나 무상급식이 된다고 그렇게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留念)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퓨시킨의 장탄식처럼.....


오시장이 썼다는 “서울은 불가능이 없는 도시다”는 그의 책 제목처럼 자신의 앞날에도, 꿈을 실현하는데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이 작동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MB스타일이나 청계천 신화를 모방해서는 절대 안된다.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들어 내야 한다. 오세훈 굴복? 오세훈 승리? 확실한 대선주자 입지를 위해 그는 무상급식을 가지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결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무상급식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들을 확실히 묶어놓고 상대방을 공략하는 모양새다. 인기로 먹고 사는 정치인은 인기란 물거품 같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기로 일어선 자 인기로 망한다고 했다.


그냥 물러서는 모습이 아니다. 그는 이미 무상급식이라는 뜨거운 아젠다를 가지고 논쟁의 중심에 뛰어 들었다. 좌충우돌하며 전장에서 피흘리는 모습이 아니고 프레임 논쟁을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 이미지를 창출하고 포지셔닝을 할 요량으로 보인다. 이제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쟁점이 된 무상급식이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그의 일처리 방법에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다.


폼나는 방송 진행자이기만 해서는 대권으로 가기에 한계가 있다.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시청율을 올릴 수 있는 연출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스텝들과 국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청사진을 다시 만들 줄 아는 비하인드 카메라 속에서 그의 이미지는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 스타는 태어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만들어 지는 것이다. 스타의식을 버리는 것이 새로운 대권가도로 가는 진정한 스타가 되는 길이 아닐까?




<사진=김용덕·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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