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조사 범위는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 거부 경위와 국정감사 증인 선서 거부, 대법관에 현금 격려금 부당 지급, 업무추진비 인원 부풀리기 의혹 등이 거론된다. 무너진 사법부의 신뢰와 권위를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은 12월 초쯤 조 대법원장 의혹에 관한 국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연말 정국이 들끓게 생겼다. 이 과정에서 역대 최대인 82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깊이 있기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윤석열 정권의 12·3 비상계엄 2주년 시기와도 맞물려 그야말로 여야 간 총성 없는 전쟁이 벌써 눈에 아른거린다.
전례 없는 국조 추진을 두고 조 대법원장에 대한 복수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해 왔다. 또한 당내 강경파는 즉각적인 탄핵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여당은 '조희대 때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조가 열린다고 해도 진상 규명이 될지 의문이다. 조 대법원장의 불참이 뻔해 이미 나온 문제를 재언급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조 대법원장 청문회는 맹탕으로 끝났고, 조 대법원장의 비상계엄 내란 가담 혐의 사건은 특검에서 각하했다. 격려금 지급 등에 관해선 부당한 예산 집행이라고 감사원이 확인했다.

그래서인지 여당 내부에서도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략적 판단이 되려 삼권분립 훼손과 사법권 독립 침해 논란으로 번져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데 있어서 지나치게 정파적 이익을 노려 대응한다면 자칫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무죄 판결에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계속 탄핵을 주장하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사법부 내 재판 독립의 원칙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심에 대한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조 대법원장의 휴대전화 교체 이력을 조회했다는 논란도 놀랍기만 하다. 민주당이 보편적 상식을 가진 국민의 지지를 기대하는 건 무리 아닐까.
사법부 수장에 대한 국조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뻔히 실익을 거두기 힘들어 보이는데도 무리하게 국조를 추진하는 건 스스로 제 살을 깎아 먹는 일이 될 수 있다. 대법원장 국조에 공감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탄핵 동력을 확보할지도 미지수다. 여론에 답이 있다. 28일 공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반대 응답(50.3%)은 찬성(3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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