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 직무수행 부정 평가 53.3%
"외연 확장만큼 호남 민심 살펴야"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격주로 영남권을 찾으면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취임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전남·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조차 열리지 않은 것과 대비되면서 '호남 홀대론' 우려가 나온다. 당세 확장을 위해 지지 기반을 넓히려는 김 대표의 행보 영향으로 오히려 고정 지지층인 '집토끼'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19일 광주를 방문해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았다. 앞서 8월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통합특별시의회 의장과 면담하는 등 호남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광주·전남에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었다. 민주당은 지난 8월 19일 부산을 시작으로 21일 강릉, 26일 경북 안동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9월에도 세종·충남·전북·충북·강원·대전·경기 등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이어갔다. 8월부터 9월까지 총 10차례 지역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광주·전남은 개최 지역에서 제외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호남에서도 김 대표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1일 실시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남·전북 지역의 김 대표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53.3%로 긍정 평가(39.1%)보다 14.2%포인트(p) 높았다. 전국 부정 평가 역시 67.6%로 집계됐다.
당내에서는 영남권 외연 확장 못지않게 호남 민심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김 대표에 대한 호남의 부정 평가가 이 정도로 높아졌다면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 민심부터 돌아봐야 할 때"라며 "영남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선거 때 표만 얻고 이후에는 지역을 챙기지 않는다는 불만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홀대론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다시 영남에만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남이 민주당의 전통적 핵심 지지 기반인 만큼, 이번 부정 평가를 장기적인 지지층 이탈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의 민심 변화는 일시적인 불만 표출에 가깝다는 해석이다.
한 호남권 지역구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 방문이 뜸하다 보니 호남이 약간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며 "직접적으로 서운함을 표하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런 분위기가 은근히 깔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여러 상황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지지층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진보당이나 조국혁신당으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4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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