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대표' 張 학습효과…"선거 앞두고 부메랑" 우려도

[더팩트ㅣ국회=김시형·이하린 기자] 국민의힘 내 강경파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대여투쟁 전면에 나서며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가운데, 강경한 메시지가 당원들의 호응과 언론의 주목도를 끌어내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식' 강성 지지층 결집이 당내에 학습효과를 낳으면서 강경 노선이 정치적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개별 의원들의 입지 강화와 별개로 당 전체에는 중도층 확장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3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초선 김태규·이진숙 의원 등은 국정감사 기간 강경 발언과 대여 공세를 앞세워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주진우 의원 역시 대여투쟁 이슈를 선점하는 인사로 부각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5·18 민주화운동,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까지 민감한 소재를 둘러싼 발언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권의 비판과 공세가 오히려 이들의 존재감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격을 받을수록 여권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가 부각되고, 이는 강성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동시에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으로 장 대표의 당권 장악 과정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당내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바탕으로 지지 기반을 다지며 역대 '최장수' 당대표 기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를 지켜본 초선들이 강경 노선의 정치적 효능을 학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PK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장 대표가 당대표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과 강성 유튜브의 지원을 바탕으로 승리하고, 이후에도 강경 노선을 통해 외부의 결집 세력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의원들이 학습효과를 얻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비판적으로 보던 전략도 개인들에게 실제 효능감으로 다가오면서 조금씩 퍼져 나가는 것 같다"며 "최근 당에 들어온 인사들도 이를 체화하면서 비슷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강경 발언이 주목받는 현상을 당내 노선 경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여당의 실책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대여 투쟁에 앞장서는 것이 야당의 본질인 만큼, 당원과 국민의 관심이 강경파에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인사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대여 투쟁을 잘하는 사람들"이라며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인사들이 관심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경 발언을 둘러싼 경쟁이라기보다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다음 총선에서도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당내에 있는 것"이라며 "한마디로 이재명 정권이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호응을 얻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경 노선이 특정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확산하고 있다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최고위원 구성만 보더라도 특정 계파나 단일한 노선의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원들의 의사가 골고루 반영된 결과를 단순히 계파나 선명성 경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확대해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경 노선이 개별 의원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과 별개로 당 전체의 중도층 확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역에 따라 강경 메시지의 정치적 효용이 다른 만큼, 강성 지지층 결집에 치우칠 경우 수도권을 비롯한 외연 확장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초선 의원은 "대구·경북은 지역 특성상 강경한 메시지나 민감한 주제를 활용한 행사가 지지를 얻을 수 있지만, 수도권이나 충청권 의원들은 그런 강경 발언을 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며 "수도권에서 우리가 40%만 가져오면 되는데 실제로는 10~20%밖에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이겨야 한다는 이성이 돌아왔을 때는 지금 강경 노선을 앞세우는 인사들이 오히려 밀려날 수 있다"고 짚었다.
중진 역할론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는 "과거에는 중진들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요즘은 중진들까지 더 적극적으로 살아남으려는 모습을 보인다"며 "대선에서 패배한 뒤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각자 생존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디어에 지금보다 500번 더 노출될 수 있더라도 '패륜 삼남매' 같은 타이틀을 달고 싶지는 않다"며 "나머지 의원들이 바보라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당이 품격 있는 보수, 바른 보수, 합리적 보수로 돌아갈 때가 되면 그런 이력들이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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