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미래 위협 대응 위해 통합 필요"
한기호 "사관학교 대상 국감, 깊은 자괴감"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여야가 22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구상을 놓고 다시 맞붙었다. 여당은 인공지능(AI) 등 변화하는 미래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통합을 위한 비용이 3조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며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육해공 사관학교 대상 국정감사에서 사관학교 통합 구상을 두고 여야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박후성 육군사관학교장과 박규백 해군사관학교장, 박흥재 공군사관학교장이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2학기 중간고사와 내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2차 전형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회가 학교를 직접 찾아 국감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달라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선 3군 사관학교 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첫 질의에 나선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데이터 활용을 통해 달라지는 전쟁 양상을 언급하며 AI 기반 정보분석 등 하나의 군 정보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추진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생도들의 전문 교육과 함께 합동 작전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3군 사관학교 교육과정의 공통·유사 영역이 전체의 52%, 일반 전공 포함 시 76% 정도가 유사하다는 점을 짚으며 교육과목 유사성이 95.4%에 달해 지금 당장 통합 운영을 해도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통합 구상은 6·25 전쟁 이후 거의 모든 정부에서 추진하다가 성공하지 못했다"며 "2000년대 넘어오면서부터 우주·사이버 등 육해공군이 중첩돼 전장이 통합되면서 미래를 대응하기 위해서 통합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단 이재명 정부만 추진했던 것은 아니"라면서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에 어떤 정부도 못 했던 것을 끝장내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군 통합은)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 의원들은 통합 비용과 그에 따른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강선영 의원은 "3군 사관학교 올해 예산이 967억인데, 통합에 필요한 비용은 3조원"이라면서 "양질의 교육이나 시설 개선을 위해 통합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각 군의 학년별 교육이 극명하게 다르다며 교양 과목이 중복된다고 하더라도 총159시간 중 44시간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도 강조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녀야 할 군인들의 양심과 가치관을 훼손하고, 그들이 살아갔던 군 생활의 목표와 가치를 모두 저버리고, 각 군의 특성도 모두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각 군 사관학교 교장에게) 질의하고 싶지 않다"며 "이번 정부의 통합 추진에 긍정적 답변을 하면 국민에 욕 먹고, 반대하면 지휘부에 욕먹을 것"이라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사관학교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하게 된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며 "보고 내용을 받고 더 통합이 필요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드론 때문에 사관학교 통합이 돼야 한다는 대목에선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사관학교 통폐합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당사자인 생도들은 무려 92.3%가 안된다고 절규하고 있는데, 왜 학교장들은 입을 닫고 있나"고 꾸짖었다.
한 의원은 교장들을 향해 "여러분의 눈빛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 역사는 이름으로 기억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은 군의 뿌리와 국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잘못된 방향 앞에서도 영혼 없이 고개 숙이라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통합혼합형 사관학교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던 사례가 더 많다며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선배들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게 지켜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3군 통합 추진의 배경을 설명하며 육사 출신들의 과거 군사 쿠데타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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