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논란·지지율 하락에 與 정치적 부담
21일 양당 원내대표 회동서 공조 논의

[더팩트ㅣ국회=정채영·이태훈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퇴진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탄핵 추진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혁신당은 탄핵소추안 의결 시한까지 제시하며 민주당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다.
혁신당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조 대법원장 탄핵을 위한 공동행동을 제안했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민주진보 진영의 제 정당, 특히 민주당에 말뿐만이 아닌 행동을 촉구한다"며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과 5개 정당 공동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21일 오전에는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나 탄핵 추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석방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달 31일 이전, 원포인트 본회의를 소집해 탄핵소추안 의결을 주장했다. 민주당이 국정감사 이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김 여사의 석방 여부를 지켜본 뒤 판단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일이라며 조속한 의결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탄핵 추진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4일 조 대법원장이 물러나지 않을 경우 탄핵을 포함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진 사퇴 시한은 특정하지 않았다. 지도부는 국정감사 이후 당내 의견 수렴과 법적 검토 등을 거쳐 탄핵 추진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당내에서는 탄핵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탄핵을 촉구했고, 이성윤 최고위원도 당 차원의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신중한 태도 유지 배경에는 최근 잇따른 논란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이어 부승찬 의원의 유사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개인적으로 조 대법원장 탄핵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추미애 경기지사의 발언 논란이 없었을 때의 이야기"라며 "민주당 지지층에는 강성 핵심 지지층뿐 아니라 호남의 온건한 지지층도 상당수 있는데, 추 지사 논란 이후 이들까지 흔들리고 있어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강수를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추 지사 논란이 잠잠해지면 핵심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기 위해서라도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조 대법원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정치적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고 상징적인 효과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혁신당 요구에 당장 호응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혁신당에서도 비슷한 해석이 나온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삼권분립 논란과 추미애 경기지사 발언 논란까지 겹치면서 추가적인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는 판단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민주당도 탄핵 추진을 생각했겠지만 혁신당이 먼저 제안한 만큼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의제 주도권을 둘러싼 부담도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신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혁신당이 지난 2024년 7월 원내정당 중 처음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던 점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탄핵 추진에 따른 역풍과 탄핵에 나서지 않았을 때의 지지층 이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 당분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실제 탄핵을 추진했을 때 '헌법재판소가 과연 인용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탄핵안이 기각·각하됐을 경우의 역풍', 이 두 가지가 (민주당은) 두려운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대법원장 탄핵 추진으로 얻는 것 없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 대법원장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전통적 지지층에게 할 말이 없게 된다"며 "민주당은 지지자들이 보기에 탄핵을 심사숙고하고, 실제로 탄핵을 할 것 같은 분위기라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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