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감찰 착수에 공직자 발언 범위 쟁점
14일 청문회 앞두고 범여권 시각차 여전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범여권 갈등이 확산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공개 비판 자제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적격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까지 시작되면서 인선 논란이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2일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공개 비판에 자제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해 "논리나 타깃이 바뀌면서 끊임없이 대통령이나 당을 끌어가는 데 대한 비판이 있어 왔다"며 공개적인 비판이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 청장에 대한 감찰 지시와 관련,여당 내부에서는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공직자는 다른 방식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같은 자제 요청은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공개 비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내부 공격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낸 이후에도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11일 "자리를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소신을 강조했다. 인사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대통령의 인사권 존중과 당내 비판의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범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적격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을 강조해 온 인사들은 김 후보자의 인선이 개혁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문제 삼으며 비판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추진 과정에서 고기영 전 법무부 차관이 사퇴한 일을 거론했다. 특히 고 전 차관이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들끼리 무슨 검증이 되겠는가"라며 "국민의힘 정부도 아니고 민주당 정부가 그 판을 깔아주는 것이 말이 되는가"고 비판했다.

인선 논란은 임 청장에 대한 감찰로까지 번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1일 임 청장이 김 후보자 인선을 공개 비판한 것과 관련해 감찰 방침을 밝혔다. 윤 장관은 임 청장이 직위를 이용해 대통령의 인사권과 법적 절차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중수청은 12일 행안부 장관의 감찰 지시 공문을 접수하고 공식 감찰에 착수했다.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공개 비판이 실제 감찰 절차로 이어지면서 논란은 인사 적격성 문제를 넘어 공직자의 의견 표명 범위와 감찰의 적절성 문제로 확대됐다.
감찰 조치를 두고도 범여권 내부의 시각은 엇갈린다. 민주당은 공직자가 상급자의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조계원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임 청장에 대한 감찰 방침을 두고 "상식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선에 반대해 온 인사들 사이에서는 감찰이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감찰은 이미 묵은 갈등이 표면으로 분출된 것 중 지극히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감찰로 인해 갈등은 더 번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민주당은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아무 문제 없었다는 듯 임명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며 "조국혁신당이나 강경파의 반발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 후보자에 대한 문제 제기는 가능하지만, 현재 제기된 의혹만으로 인선을 철회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면서 임명 이후 실제 업무 수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대통령 인선에 대해서도 문제 인물이라면 당연히 말해야 하고, 그게 공직자로서의 자세"라면서도 "김지용 후보자를 확실한 친윤으로 낙인찍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라면 인선을 존중하고 임명 이후 문제가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며 "중수청이 김 후보자 한 명 때문에 망가질 조직이라면 애초에 중수청과 공소청 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는 14일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범여권 갈등의 향방을 가를 주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청문회를 통한 검증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선에 반대하는 의원들과의 입장 차이는 여전하다.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의혹이 얼마나 해소될지, 이후 임명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범여권 내부의 갈등이 수그러들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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