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영화 '암살자(들)'이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판정한 근거를 집중 추궁했다. 해당 영화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해석을 두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암살자(들)' 등급분류 결정 의견서를 공개했다.
의견서에는 사회적 갈등을 다루는 한국 현대사 소재로 "12세 이상 청소년이 학교 등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교육적 근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수용 가능하다", "12세 이상 청소년이 학교 등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등 12세 등급을 정한 여러 의견이 담겨 있다.
정 의원은 "지난 50여 년간 초중고 역사 교과서에 74년도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단 한 차례도 수록되지 않았다"며 "50년 넘게 학교 교과서에서 가르친 적도 없는 사건인데 도대체 어떤 학교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견을 낸 분들은 당연히 학교 교과서에 이런 게 나올 것이고, 역사적 사건인데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겠느냐, 다 아는 내용 아니겠느냐 하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초중고 교과서 어디에도 없다는 게 정부 발표 자료에 있다. 없는 근거를 가지고 얘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영화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과 역사적 사실, 영화 속 가설을 구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 8곳이 암살자(들)을 단체 관람했다. 3곳은 관람 예정이며 6곳은 취소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200명이 넘는 학생이 관람했다.
정 의원은 "한 번 영화를 봤다고 해서 동조한다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전 검열 없이 영화 등급을 책임지는 기관장 입장에서 일말의 책임이 없는지 여쭤보고 싶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출연한 배우들이 영화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아프지만 진실이 이긴다"라는 등의 말을 쓴 것도 지적했다. 그는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영화를 진실로 믿어 달라는 식으로 가 버리기 때문에 문제"라며 "영화를 영화로만 보면 되는데 그렇지 않게 가 버리는 현실이 있기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재 영등위원장은 "역사적인 사건의 진위 여부는 따로 다른 영역에서 다뤄야 한다"라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과거 역사적 사실의 진위를 가려내기에 한계가 있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은 "영화에 대한 사전 검열은 누구도 용인할 수 없다"며 "누가 창작의 자유를 방해하느냐. 창작의 선을 넘어 버린 게 문제인 것 아니냐. 누가 영화 제작을 하지 말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사실, 영화적 상상력 사이에 선을 그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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