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위해 1926년 창안…역사·의미 되새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영부인 김혜경 여사는 7일 인천 연수구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점에서 세상으로: 훈맹정음 100주년' 개막행사에 참석해 한글 점자의 역사를 돌아보고, 시각장애인의 배움과 소통을 위한 노력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훈맹정음은 일제강점기 시각장애인의 문자 교육을 위해 송암 박두성 선생이 창안해 1926년 11월 4일 반포한 한글 점자다. 훈민정음의 뜻을 이어 '시각장애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아 한글 점자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시각장애인의 배움과 삶, 우리 사회의 인식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모든 국민이 세상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점자 한 자 한 자에 온 생을 바친 송암 박두성 선생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볼 수 없다고 해서 배움과 소통의 기쁨조차 빼앗겨선 안 된다는 선생의 진심은 세종대왕께서 만백성을 아끼는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지으셨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참석자들이 하나씩 불을 밝혀 특별전 주제인 '점에서 세상으로'를 완성하는 점등 행사에 참여했다.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과 함께 무대에 올라 나란히 버튼을 눌러 불을 밝혔다.
이어 김 여사는 인천혜광학교 학생들과 특별전을 관람했다. 한 학생이 김 여사에게 "진짜 김 여사님 맞으세요? 그렇다면 영광입니다"라고 하자 주변에 웃음이 번졌고, 김 여사도 환하게 웃으며 학생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는 학생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손과 팔꿈치를 내어주고 학생들과 보폭을 맞추며 천천히 전시를 둘러봤다.
김 여사와 학생들은 세계 점자의 역사와 한글 점자의 탄생 과정을 차례로 살펴봤다. 특히 국가등록문화유산인 훈맹정음과 관련해 여섯 개의 점을 조합해 글자를 표현하는 6점식 점자의 원리와 한글의 특성에 맞는 점자 체계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여사는 점자 성서와 점자 정보 단말기, 점자가 표기된 생활용품 등을 차례로 확인하며 한글 점자가 시각장애인에게 스스로 읽고 배우는 기회를 열어주고, 지식과 정보에 접근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삶의 영역을 넓혀온 과정도 살펴봤다.
관람 내내 김 여사는 "여기에는 사진이 있어요", "이건 책이에요"라고 학생들을 세심하게 살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한 학생은 "학교에 놀러 와주세요"라며 다음 달 25일 열리는 인천혜광학교 혜광블라인드오케스트라 공연을 소개하며 김 여사를 초대했고, 김 여사는 학생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화답했다.
전시를 둘러본 김 여사는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훈맹정음 탄생 100주년과 특별전 개막을 다시 한 번 축하했다. 아울러 지난 100년 동안 한글 점자가 밝혀온 길을 이어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배우고 소통하며 문화와 일상을 함께 누리는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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