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부 상임위에선 공세 예고
與 "여당 역할 적응 쉽지 않아"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성과를 본격적으로 검증할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나란히 시험대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시절의 공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집권여당의 책임을 보여줘야 하고, 국민의힘은 정부의 정책과 인사를 검증하며 견제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민생·정책 국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임위 현장에서는 여전히 여야를 가리지 않는 공세가 예고되면서 역할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일 여야는 상임위별 국정감사를 시작한다. 지난해 국감은 이재명정부 출범 초기인 데다 감사 대상 기간 상당 부분이 윤석열 정부와 겹쳤다. 반면 올해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예산 집행 전반이 직접적인 검증 대상에 오른다는 점에서 사실상 현 정부의 첫 국정 운영 성적표를 평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쟁을 최소화하고 민생과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본회의 상정을 국감 이후로 미룬 것도 이 같은 기조와 맞닿아 있다. 야당과의 정치적 충돌보다 정부 정책의 성과를 점검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지도부의 주문이 실제 상임위 운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정부·기관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야당 시절의 방식만으로는 집권여당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아직 집권여당의 역할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며 "지금 모습을 보면 여전히 정부를 견제하고 공세를 펴는 야당의 문법에 더 익숙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감 때마다 반복되는 기업인·기관 관계자 무더기 증인 채택과 '망신주기'식 질의도 변화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최근 "망신을 주거나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식의 마구잡이 증인 채택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증인을 불러 질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과 제도적 개선책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여당 국감의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국감 아이템을 찾아오라고 보좌진들에게 계속 주문하고 있지만 막상 쓸 만한 아이템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여당인 만큼 정부에 뒷받침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은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두 역할을 동시에 해내기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임위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려고 해도 자당 의원들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힘을 빼는 경우도 있다"며 "야당 때처럼 무조건 세게 몰아붙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부를 감싸기만 할 수도 없는 게 지금 현 상황의 고민"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상임위에서는 여야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는 여야 구분 없이 서로 공세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메가특구의 노동특례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인 증인 채택을 둘러싼 신경전도 있는 상황"이라며 "노동 분야에서는 메가특구 노동특례를 중심으로 공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후·환경 분야와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크게 부각되는 쟁점이 많지 않다"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현안을 중심으로 여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면서도 소관 기관의 잘못을 지적해야 하는 여당의 고민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정부를 무조건 감싸면 국회의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문제를 지적하는 데만 집중하면 국정 운영의 책임을 외면한다는 지적에 직면할 수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을 통해 정부 견제력을 보여줘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를 상대로 인사 검증과 정책 결정 과정, 예산 집행의 적절성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를 둘러싼 논란을 개별 사안에 대한 비판에서 국정 운영 전반의 책임 문제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를 둘러싼 여러 정책·인사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국감은 국민의힘이 야당으로서 정부 견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기업 대표들을 대거 불러놓고 질책하는 방식보다는 정부의 정책 판단과 인사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ETF 관련 정책이나 인사 문제 등은 야당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으로서는 무리하게 맞공세에 나서기보다는 정부 정책의 취지와 사실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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