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박은정·추미애 반발 지속
"출신 문제 삼기 수긍 안돼"
수장 공백엔 "정부 실책" 비판도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오늘(2일) 공식 출범한다. 초대 수장 공백이라는 난제를 안고 새 형사사법 체계가 가동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직접 엄호하고 나서면서 인선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사장으로 발탁·승진한 인사라는 점을 짚으며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등 반대 주장이 있어 장시간 추가 검증을 한 결과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 수사 기구의 책임자 자리에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수사 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쓰지 말라고 하면, 이는 중수청을 망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 의원도 임은정 검사장도 이성윤 의원도 다 검사 또는 검사 출신인데 그분들은 어찌 되겠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청와대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가까운 시간 안에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 수석은 "이제 국정 혼란을 야기하는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나아가야 할 구체적 과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일부 나쁜 검사가 있었다고 국가 기능에서 모든 검사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공개 엄호에 이어 청와대도 인선 절차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앞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으로 임명 제청했고, 이 대통령도 곧바로 지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검찰개혁 강경파의 반발이 이어지며 인선 절차는 지연됐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날 인사청문 절차를 재개하며 인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검찰개혁 강경파는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강경파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광복 이후 반민특위를 만들었는데 친일파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개혁하는 자리에 개혁의 대상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추미애 경기지사도 "맛집으로 추천받은 곳을 찾아갔더니 위생은 엉망, 음식 재료도 맛도 부실해 겉으로 내건 간판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안 뒤엔 다른 이들에게 그곳을 권할 수는 없었다"며 "사람도 마찬가지다. 직접 경험을 해 본 사람이 경계해야 할 것을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 역시 "윤석열 징계 반대한 친윤 검사. 수사·기소 분리 반대한 반개혁 검사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발언은 모두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엄호한 이후 나왔다. 이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통해 반대 주장의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직후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낸 셈이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가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선을 반대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인선 논쟁이 길어질수록 중수청 수장 공백이 이어져 새 수사기관의 안정적인 출범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중수청장 후보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는 그룹도 조금 결이 다른 것 같다"며 "개인적인 감정이 묻어나는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관점에서의 반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출신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수긍이 잘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개혁 외에는 본인들의 뚜렷한 의제가 없는 분들이라 이 문제에 유난스럽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결국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 인선 문제가 이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하나의 매개체가 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검찰개혁 강경파의 문제 제기 자체에는 나름의 맥락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김용민·박은정 의원이 오랫동안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해 온 만큼 반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강하게 추진하는 만큼 김 후보자 임명 절차는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청문요청안이 넘어오면 행안위가 청문회 개최를 거부할 수는 없다"며 "우려가 있는 만큼 여러 측면에서 더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형사사법 체계의 출범에 맞춰 수장 공백을 해소하지 못한 정부를 향한 비판도 당 내부에서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두고 중수청장과 공소청장,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까지 모두 공석인 것은 이재명 정부의 명백한 실책"이라며 "기관 출범을 준비하면서 인선을 미리 마쳤거나, 적어도 임명 절차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내에서 반대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중수청을 빨리 안착시키는 게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안심시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수십 년 만에 이뤄지는 검찰개혁의 첫 테이프를 대행 체제로 끊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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