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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휴 끝나자마자 공방 재개…'민심' 변죽만
민주는 조 대법원장 겨냥, 국힘은 李 탄핵 언급도
정치권 주요 현안과 국감 맞물려 민생 뒷전 우려


여야가 이번 추석 민심에 대해 자기중심적 해석을 내놔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여야가 이번 추석 민심에 대해 자기중심적 해석을 내놔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진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하며 인사말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추석 민심을 전하며 연휴가 끝나자마자 치열한 공방을 재개했다. 여야는 말로는 추석 민심의 화두인 '민생'을 외치면서도 청와대와 사법부를 둘러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갈등과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 등 주요 현안에 초점을 맞췄다. 국정감사가 맞물려 여야의 신경전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여야는 민생을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제각각 아전인수식 명절 민심을 내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직전에 있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격려가 높았다고 했다. 특히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질타도 컸다면서 "비상식에 대한 거부감이 다수였다"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이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라면서 "3년은커녕 3개월도 더 못 참겠다는 것이 추석 민심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부동산 지옥, 농지 수탈, ETF(상장지수펀드) 사태,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민생은 파탄인데 대통령은 공소취소와 연임에만 목을 맨다"라면서 "민심을 거역하면 남는 길은 탄핵밖에 없다"라고 했다.

지역구 '바닥 민심'을 살피고 온 여야 의원의 목소리는 조금 결이 달랐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물가가 너무 높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라면서 "여당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더 세심히 민생을 살펴야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민생을 살리고 바른 정치하라는 질책이 많았고, 이재명 정부를 꾸짖는 여론이 컸다"라고 전했다.

여야가 살핀 이번 추석 민심은 경제와 민생이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비는 모습. /서예원 기자
여야가 살핀 이번 추석 민심은 경제와 민생이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사진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이 귀성객들로 붐비는 모습. /서예원 기자

지역민의 매서운 비판에도 정치권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국을 달구는 각종 현안을 두고 여야의 대치가 한층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민생이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인 경기 파주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야당은 사고 은폐 시도와 늑장 대응 의혹을 제기하며 날을 세우고 있고 여당은 정치 공세라며 반박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걸 두고서도 정쟁이 한창이다. 핵심 쟁점은 임명권과 제청권의 우위 여부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의 제청은 임명 절차의 시작으로 판단하고 있다. 야권은 청와대가 헌법이 보장하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무력화하고 민주당은 대법원장을 겁박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다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관 재제청 문제부터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의혹 등을 따져 물어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을 다음 달 6일 열리는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북한군 포로 송환 비공개 여부를 둘러싼 한국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진실 공방도 '여의도'로 확전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취지로 색깔론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비공개 합의 위반과 사실과 다른 공보에 대해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국민의힘에 이념 갈등을 부추기지 말라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추석 민심은 '민생고 개선'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나타낸 여야가 당분간 민생 현안보다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정치 공방에 매몰될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와 향후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야권 한 원외 인사는 통화에서 "양당이 무한책임 의식보다는 소모적인 정치 공방에 익숙하고 또 그게 여론에 먹힌다는 걸 안다"라고 비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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