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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석] 통일부가 잊어선 안 될 '라스트 마일'
北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 166종 지원 추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지방발전 20×10 정책' 일환인 강동군병원 준공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9일 '지방발전 20×10 정책' 일환인 강동군병원 준공식에 참석했다. /뉴시스. 조선중앙TV 갈무리.

[더팩트ㅣ정소영 기자] 택배가 물류센터에 도착했다고 배송이 끝난 건 아니다. 물건이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한다. 유통·물류 업계에서 말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다. 인도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식량과 의약품이 국경을 넘었다고 지원이 끝난 건 아니다. 수혜자가 지원을 받아야 한다.

통일부가 북한 평양시 강동군병원에 의료장비 166종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진단·수술·치료 등에 필요한 장비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남북 관계의 부침에 따라 인도적 지원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 강동군병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하는 지방병원 건설의 '첫 사례'다. 김 위원장이 지방 보건 발전의 '우수한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병원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이 북한의 정책사업을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주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북한의 의료 현실을 보면 정부가 확인해야 할 지점은 더 분명해진다. 북한은 1953년부터 무상치료제를 시행하며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대표 정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3월 개정된 북한 헌법에서 무상치료 관련 표현이 사라지고, 무상치료제를 보건보험기금체계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다면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우리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의료장비를 이용할 수 있을까.

통일부도 북한 주민들이 의료장비를 이용하는지 확인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북한 주민들의 장비 활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인도적 지원을 할 때는 모니터링(점검) 체계가 협의 아젠다(의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어느 수준까지 모니터링을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북한이 충분한 수준의 모니터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원칙이 필요하다.

보내는 것 자체가 인도적 지원의 성과는 아니다. 얼마나 많은 북한 주민들이 의료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통일부가 고민해야 할 지점도 바로 여기다.

통일부 지원의 끝에는 '북한'이 아니라 '북한 주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 통일부가 잊어선 안 될 '라스트 마일'이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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