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무례하고 폭력적인 마이크 독재"
일회성 충돌 아닌 갈등 반복 가능성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막을 내린 듯했던 이른바 '명청대전'이 열흘 만에 다시 불붙었다. 김민석 대표가 정청래 의원을 직접 겨냥해 자신의 당 운영 방식과 차별화에 나서자 정 의원도 공개 반발하면서 갈등은 전당대회 때보다 격화된 2라운드 '석청대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갈등의 뿌리는 전당대회 때부터 드러난 두 사람의 노선 차이에 있다.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재집권을 위해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반면, 정 의원은 개혁 과제를 선명하게 추진하고 전통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무게를 뒀다.
불씨를 먼저 당긴 것은 김 대표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정 의원을 일곱 차례나 직접 거론하며 두 사람의 노선 차이를 공개적으로 부각했다. 프레젠테이션(PPT)에는 '중도 보수 확장&구조적 다수'와 '단결하라! 중도는 없다'는 문구를 나란히 띄우고, 정 의원을 '중도는 없다'론자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과 이재명 대통령은 전통적 지지 기반에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해 구조적 다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절충하기 어렵다는 잠정적 결론을 서로 내렸다"고 했다.
그러자 정 의원도 곧바로 "무례하고 폭력적인 마이크 독재"라며 공개 반발했다. 그는 워크숍 전날 본회의장에서 불과 1~2분 대화를 나눈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발언을 김 대표 논리 전개의 도구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의 발언을 "모욕주기식 일방적 난타"라고 규정하고 필요하다면 공개 토론에도 응하겠다고 맞받았다. 정 의원이 김 대표의 발언을 '마이크 독재'와 '폭력'에 빗대면서 갈등의 표현 수위도 한층 높아진 셈이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이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의도된 발언들이라고 본다. 형식도 내용도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을 보면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계획된 것"이라며 "앞으로 당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김 대표 정도의 정치 경력이면 정 의원을 직접 언급했을 때 어떤 파장이 생길지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라며 "당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경쟁 상대였던 인물을 직접 지칭하면서 자신의 방식과 차이를 부각한 것은 단순한 말실수나 즉흥적인 언급으로 보기 어렵고, 의도적인 메시지라는 평가가 당내에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김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지 불과 열흘 만에 전당대회 경쟁 상대였던 정 의원을 다시 공개석상에서 소환했다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자신의 중도·실용 및 외연 확장 노선을 새 지도부의 방향으로 분명히 각인하는 동시에 전임 지도부의 방식과 선을 긋기 위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개혁 기조의 기본적인 방향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도층까지 폭넓게 아우르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쪽과 기존 지지층을 단단히 결집하면 된다는 쪽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당의 외연 확장 방식뿐 아니라 향후 개혁 과제의 속도와 수위, 선거 전략 등을 놓고도 비슷한 시각차가 다시 드러날 수 있는 만큼 이번 충돌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에도 봤듯이 김 대표가 당대표가 됐다고 해서 갈등이 끝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앞으로도 당 운영 방향이나 주요 현안을 두고 비슷한 충돌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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