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표적 부각해 黨 결집 유도?…여파 '촉각'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노출한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결집을 위해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공세를 점차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력을 외부로 향하게 하여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내홍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강성 지지자들의 호응도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21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 신임 지도부가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고 있지만,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불가피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당이 조 대법원장이 일으킨 '서면 제청' 논란을 묵과할 수 없는 만큼, 어느 시점이 되면 '탄핵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21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대법원장이 위헌·위법하다면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수사 외에는 국회 탄핵"이라며 "(조 대법원장 탄핵 사유를) 충분히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은 이번 '서면 제청' 논란이 벌어지기 전 조 대법원장 탄핵안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고 한다.
당초 민주당 내에선 조 대법원장 논란이 불거진 직후 '탄핵 추진까진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적잖이 읽혔다. 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임기 초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진 상황에서 자칫 섣불리 탄핵을 추진했다간 역풍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 현실론도 제기됐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촉발된 계파 간 내홍 불씨가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전략적 판단을 가미해 외부 문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 '패싱' 문제와 연결된 사안인 만큼, 당 차원의 대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명분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성격의 토론회를 개최한 이진숙 의원에 대해서도 최고 수위의 공세를 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안과에 이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고 제명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까다로운 국회의원 제명 요건으로 인해 이 의원의 제명이 쉽지 않다면, 과반 의결로 자격정지를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과 이 의원을 향한 민주당의 거친 공세에는 내홍 불씨가 사라지지 않아 일촉즉발인 당내 상황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최근 당권 경쟁 과정에서 친이재명(친명)계와 친정청래(친청)계의 충돌이 극심했던 만큼, 지금도 내홍의 불씨는 남아있다는 게 당내 주된 시각이다. 실제로 21일엔 지도부 내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김민석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에 반발해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하는 일도 있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 지도부는 '김민석 대표 권위에 도전하는 친청계의 반발'보다는 조 대법원장과 이 의원 이슈에 정국 초점이 맞춰지길 원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당력을 외부로 집중해 여론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대법원장과 이 의원에 대한 공세는 민주당 강경 지지자들도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공세를 통해 성과를 낸다면 (김민석 지도부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지지도 따라올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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