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선거 기간' 성과 필수…총·대선 영향 '촉각'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이재명 정부가 진보 정권 최대 역린으로 여겨져 온 '부동산 문제'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약 1년 10개월간 전국선거가 없어 부담이 경감되는 시점에 정부가 부동산 문제에 있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과는 다음 총선과 대선 결과와 직결될 수 있어 여권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 정치권에선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꾀하는 정부의 전방위 대응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대책이 공급과 거래 관련 규제에 집중됐지만, 이번엔 세제를 직접 건드리는 방법을 택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시장 안정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 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고가 주택 및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종합부동산세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본공제를 현행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의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춰 세 부담을 강화한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내 왔다. △수도권과 규제 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 △2030년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135만 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의 9·7 대책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서울 용산·노원과 경기 과천 등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1·29 대책 등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과는 현재까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이래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왔지만,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부동산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부동산 민심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특히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은 향후 부동산 시장 추이를 살피면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6·3 지선 이후 1년 10개월 동안 전국선거가 치러지지 않는 점은 정부·여당으로선 호재다. 통상 선거가 임박하면 여론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다음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길면 어느 정도의 여론 반발을 감수하고 정책 효과를 기다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문제가 진보 정권 최대 약점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정책 실패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은 이재명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전임 진보 정권이었던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지지율을 갉아 먹으면서 보수에 정권 교체를 헌납했다는 시각이 많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9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만큼은 실패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민주당 당권 주자들도 '부동산 문제'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협하는 최대 장애물로 꼽았다. 특히 정청래 당대표 후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2차 방송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는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거대하게 밀려오는 위험스러운 파도"라고 짚었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도 결국 부동산 문제가 (정권 교체의) 도화선이 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도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비상 상황"이라며 "진보 정권은 부동산 못한다는 불신이 좀 쌓이고 있는데, 이재명 정부조차 이걸 해결해 내지 못하면 '진보 정권은 부동산 못 해'라고 인식이 굳혀지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여당이 이미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부동산 역풍'을 경험한 만큼,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진영 내 불안감은 상당히 퍼져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도권 지역의 관계자들에게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한) '민심이 상당히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부동산 정책 실패는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다들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xo9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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