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1표제에 권리당원 많은 지역 집중
"전국정당 되려면 TK 보완책 필요"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반복돼 온 'TK(대구·경북) 패싱' 논란이 이번에는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 날에도 당대표 후보들은 모두 TK 대신 호남과 서울 일정을 택했다. 권리당원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효율이 높아진 '1인1표제'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당대회를 열흘가량 앞둔 5일부터 8일까지는 대구·경북 권리당원 투표가 진행된다. 그러나 김민석 후보는 전북 익산, 정청래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투표 시작 전날인 4일에도 세 후보는 각각 전북 정읍·익산·김제·부안, 전남·광주, 전남 화순·나주 등을 돌며 호남 표심 공략에 나섰지만 TK 방문 일정은 없었다.
민주당은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TK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발길이 드문 지역으로 꼽힌다. 그만큼 TK 민주당 당원들은 전당대회 때마다 후보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소외 지역'으로 남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에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를 같게 하는 '1인1표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TK 소외는 더욱 심해졌다. 정 후보가 당대표 시절 도입을 추진한 이 제도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처음 적용된다. 기존에는 대의원 1표의 가치가 권리당원 약 17표에 해당했지만, 이번부터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반영한다.
이에 따라 지역별 권리당원 규모가 후보들의 선거 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한층 커졌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2%에도 못 미치는 약 3만 명에 불과한 대구·경북보다 권리당원이 밀집한 호남 등을 찾는 편이 득표에 유리해지면서 TK가 후보들의 동선에서 더욱 뒷순위로 밀렸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1인1표제가 적용되면 후보들이 대구·경북보다 권리당원이 많은 호남을 찾는 것은 후보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라며 "경상도 표만 두 표로 계산할 수도 없는 만큼 현행 선출 방식에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는 제도 도입 당시부터 예상됐던 것"이라며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다면 차기 지도부가 다른 보완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장에 도전했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1인1표제로 인한 영남의 존재감 약화를 우려한 바 있다. 김 전 총리는 권리당원 150만여 명 가운데 대구·경북 당원은 3만 명에 불과하다며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민주당에도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유일한 TK 현역 의원인 임미애 의원도 당직 배분과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TK같은 취약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인1표제의 취지는 유지하되 대구·경북 소외를 완화하고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1인1표제의 취지를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전략지역에 적용되는 5% 가산점도 전체 당원 가운데 대구·경북 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아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며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나가려면 이미 지지세가 높은 호남을 넘어 영남에서 지지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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