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새 정체성 찾을 수 있을까
"당명 변경·민주주의 실현 등 근본 변화 있어야"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이른바 '검찰개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조국혁신당의 창당 핵심 의제가 사라졌다. 신장식호(號)가 새 깃발로 '불평등'을 내걸었지만, 구체성과 차별성이 부족해 유권자 소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지율이 원내 3석인 개혁신당보다도 낮은 2%대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장식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는 민생 혁신의 시간"이라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그는 '민생기병대' 발족을 통해 민생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새로운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검찰개혁 1막이 마무리됨에 따라 민생개혁 2막을 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검찰개혁 완수를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감시자 역할과 함께 민생 개혁을 강조하는, 이른바 '투트랙'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역시 '검찰개혁 완수'에 소회를 밝히며 향후 과제를 민생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조 원장은 지난 2일 SNS에 "2019년 이후 약 7년간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며 "검찰개혁을 넘어 민생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 당시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7년 만에 목표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혁신당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원내 12석인 혁신당은 원내 3석인 개혁신당에 비해서도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 대상으로 벌인 정당 지지도에서 혁신당은 2.0%, 개혁신당은 2.4%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혁신당이 1.3%P 하락하고, 개혁신당이 0.2%P 상승한 결과다.
의석수 기준으로 네 배 차이 나는 정당에 지지율이 역전된 셈이다. 이는 지난 22대 총선에서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혁신당) 전략으로 24%의 비례 득표율을 받아 '조국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성적표다. 조 전 대표는 지난 2주년 창당대회에서 '자강'을 강조했지만, 수치로 드러난 현실은 이같은 구호를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혁신당은 '민생기병대' 발족을 통해 현장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임명희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이 왼쪽 지형을 넓게 쓰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자강을 바탕으로 민생 행보와 개혁 과제를 이어가며 당 지지율을 높여나가겠다. 새 지도부도 행보도 기획해 차근차근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민생기병대가 그 첫 행보"라고 덧붙였다.

신장식 지도부가 '불평등에 싸우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차별성과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보 진영 내 지지율이 낮은 2030 세대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정책 과제들이 필요한데, 이를 적절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검찰개혁' 이후 혁신당이 어떤 노선과 정책으로 존재감을 부각할지 주목하고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다당제가 안착되려면 정당이 대표하는 계층이나 의제가 분명해야 한다"며 "대표성이 사라진 현 상황에서 혁신당은 자당을 대표할 만한 것을 찾지 못하면 (향후 총선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불평등'을 전면에 내세운 새 슬로건에 대해서도 "민주당을 비롯해 어느 정당이나 내세우는 의제"라면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당명 변경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른바 '검찰개혁'은 정당의 '깃발'이 될 수 없는 작은 이슈"라면서 "불평등이라는 의제는 깃발은 될 수 있지만 지향점이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자 생존을 위해서는 당명 변경을 비롯해 1인 정당 구조 탈피, 당내 민주주의 실현 등 근본적인 변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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